카카오모빌리티의 유럽 최대 택시 호출 플랫폼 프리나우 인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카카오 경영진 사법 리스크에 이어 주요 계열사 비즈니스에서도 잇따라 변수가 발생했다. 앞서 카카오페이의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 인수도 불발로 끝난 만큼 인수합병(M&A)을 통한 카카오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이 불투명해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성장 발굴을 위한 투자심의원회(투심위)가 프리나우 인수를 두고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나우는 글로벌 카셰어링(차량 호출) 플랫폼 시장 점유율이 90%에 육박한다.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 유럽연합(EU) 11개국에서 택시 호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 메르세데스-벤츠, BMW그룹이 주요 주주로 참여했으며 EU 170개 도시에서 택시 호출 플랫폼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9월부터 프리나우 지분 80%를 인수하기 위한 기업 실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인수를 위한 예비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에 카카오 투심위도 인수 안건을 놓고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업계에 따르면 프리나우 인수 가격은 3000억∼4000억원이다.
카카오 투심위는 인수 가격 등을 이유로 인수 계획 원안을 부결한 것으로 보인다. 정신아 카카오 신임 총괄 대표가 부결 의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프리나우 서비스 국가 가운데 유럽 관광 수요가 높은 일부 국가와 특정 도시를 대상으로 인수 재추진 의견을 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후 투심위 의견대로 프리나우에 다시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프리나우가 부정적 반응을 보여 인수 협상 자체가 멈춰선 상황이다.
프리나우 인수 불발로 카카오의 M&A 리스크가 한층 커졌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4월부터 미국 종합 증권사 시버트 지분을 두 차례에 걸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버트파이낸셜 인수 후 해외 주식 솔루션 사업 기반을 마련해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확장한다는 계획이었다.
시버트는 카카오 사법리스크 발발 이후 '2차 거래를 종결하기 어려운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했다고 판단한다'며 거래 종료를 통보했다. 양사는 지난 20일 새해 예정된 2차 거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거래 무산을 알렸다. 카카오그룹 리스크로 촉발된 시버트 인수 실패로 카카오페이의 해외 진출 계획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잇따른 M&A 무산 관련해 카카오 계열사 관계자는 “사업 성장을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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