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역대 최다인 77만대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011년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독자 개발한 결정이 글로벌 하이브리드 시장 경쟁에서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1~11월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는 총 34만5132대다. 작년 동기 대비 40% 급증했다.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30만대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2016년 6200대 수준에서 7년 만에 5배 가까이 성장한 셈이다. 연말까지 하이브리드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기존 경유차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외 시장에서는 51만3000대(선적 기준)를 판매했다. 현대차·기아가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급성장을 이룬 배경은 30년 넘게 엔진 변속기 개발에서 쌓아온 기계공학 노하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대차는 1991년 국내 기업 최초의 독자 개발 엔진인 '알파엔진'을 시작해 수없이 많은 엔진을 개발해냈다. 2009년 완성차 업체로는 세번째로 6단 자동변속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했고 2011년 현대차·기아는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기반 쏘나타와 K5를 선보였다.
2019년 엔진의 종합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CVVD' 기술도 처음으로 내놓았다. CVVD는 엔진의 작동 조건에 따라 흡기 밸브가 열려 있는 기간을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 성능 개선과 효율 증대를 도모해왔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중량을 저감해 연비를 향상하고 회생제동 개입 수준을 조절하는 패들 시프트도 적용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직접 설계해 싼타페 하이브리드에 처음으로 탑재됐다.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도 현대차·기아가 확보한 모든 하이브리드 기술이 대거 적용돼 주목받았다.
현대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기아 스포티지와 니로 등 하이브리드 차종은 올해 유럽·미국 자동차 전문지로부터 호평받았다.
글로벌 하이브리드 시장은 향후 지속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하이브리드 시장은 올해 19.2% 성장한 2718억 달러(약 361조원) 규모에 달한다.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시장은 연평균 7.3% 늘어서 4439억 달러(589조원)로 성장이 예측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친환경 차량에 대한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기 위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기술 개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