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기 디지털 안내사로 활동하는 김씨에게 수업을 마치고 한 어르신이 다가왔다. 종이에는 그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점이 적혀있다. 전화번호 저장, 화면 밝기 조절, 삭제된 사진 복원. 이미 여러 번 본 어르신에게 천천히 방법을 안내했다. 김씨는 스스로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 깨달았다고 전했다.
디지털 기기 사용의 어려움을 겪는 약자를 돕는 '디지털 안내사'의 혜택을 받은 사람이 22만명에 육박했다.
서울시는 지난 한 해 300여명의 디지털 안내사가 21만 8903명의 시민에게 스마트폰, 무인단말기(키오스크) 등의 디지털 기기 교육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안내사는 기차역, 지하철역, 전통시장 등 어르신이 주로 방문하는 지역의 다중이용시설 등을 주요 거점으로 해 순회하면서 키오스크 이용을 돕고 스마트폰 활용법을 안내한다. 키오스크나 스마트폰으로 기차표 예매나 길 찾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활용, 병원 예약 등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디지털 안내사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민선8기 공약사업으로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약자와의 동행' 대표사업이다. 서울 동행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경제적 약자가 디지털 약자를 돕는 일자리를 창출한다.
기존 공공 근로사업이 장·노년층에게 단순 업무를 제공하는데 그쳤다면, 디지털 안내사는 교육을 통해 디지털 취약계층이자 또래를 도울 수 있도록 했다. 디지털 안내사의 경우 50대 이상 비중이 79.3%이며, 교육·상담 대상 대부분이 50세 이상인 20만 9568명으로 전체의 약 96%를 차지한다.
이들은 활동 시작 전 전문성 제고를 위해 약 3주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키오스크 이용, 대시민 서비스 응대 등의 사전 교육을 받았고, 이후에도 디지털 역량 강화 교육을 받는다.
디지털 안내사로 활동하는 동안 다른 사람의 일상 속 불편함을 해결하면서 긍정적 영향력과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선순환 효과가 만들어졌다. 시민 만족도도 97.8%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서울시는 집 가까운 곳에서 누구나 무료로 디지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디지털배움터' '어디나지원단' 등의 관련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시민이 일상에서 편리하게 디지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서울시와 이동통신 3사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우리동네 디지털안내소' 운영도 시작했다. 서울시 내 이통3사 97개 매장에 설치된 디지털 안내소가 디지털 기기 교육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김진만 서울시 디지털정책관은 “서울시는 시민 모두가 어떠한 차별이나 배제 없이 디지털 세상에 참여해서 혜택을 고르게 누릴 수 있도록 서울시뿐만 아니라 민간기업과도 협력해 디지털 약자에게 배려와 배움을 나눌 수 있는 디지털 포용의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
김명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