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자동차 부품사가 올해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차량 판매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28일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부품사 빅4인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현대위아, HL만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가 예상된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 동기 대비 22.2% 증가한 2조4770억원이다. 매출은 15.4% 늘어난 59조9217억원이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의 전동화 핵심 부품 수주량이 크게 늘면서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물류비 정상화와 사후관리(AS) 사업 호조도 호실적 배경이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올해 3분까지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핵심 부품 85억7000달러(약 11조원)를 수주하며 올초 제시한 목표액의 60% 초과 달성했다. 지난 8월에는 독일 폭스바겐그룹으로부터 수조원대로 추정되는 배터리 시스템을 수주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폭스바겐을 비롯해 메르세데스-벤츠, GM과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고객사 수주 비중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며 “배터리 시스템을 비롯한 전동화 부품과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AR-HUD),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주를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온시스템은 올해 견조한 실적 상승을 바탕으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올해 영업이익은 3058억원으로 19.1% 증가하고 매출은 9조5318억원으로 10.4%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동화 차량 판매가 늘며 회사가 주력으로 삼는 열관리 부품 수주 물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한온시스템은 “지금까지 고객사 다변화와 성장이 주요 키워드였다면 새해 경영 전략은 수익성 개선”이라며 “빠른 실행력과 최적의 자원 관리로 효율적인 조직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위아 역시 전동화 부품 사업 호조로 올해 영업이익 2571억원, 매출 8조7806억원을 올릴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21.1%, 매출은 6.9% 증가한 수치다.
현대위아는 올해 9월 열관리 시험동을 준동하고 통합 열관리 시스템 개발을 가속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모듈 제조 계열사 모비언트, 부품 제조 계열사 테크젠 설립을 결의했다. 현대위아는 두 계열사를 통해 안정적으로 모듈과 부품 제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HL만도는 주요 부품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31.4% 늘어난 3261억원, 매출은 12.9% 증가한 8조4898억원으로 예상된다. 부품 공급망 회복에 따른 주요 고객사 가동률 상승으로 실적 개선을 이뤘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부품사들이 고객사 다변화에 따라 신차 수요 이상의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새해에는 각 사가 고부가가치 제품 수주와 조직 효율화 등을 바탕으로 매출 대비 낮은 수익성 향상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