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2023년 올해의 산업혁신기술상' 시상식에서 초정밀 장비시스템 전문업체 트리엔의 이춘무 대표에게 '사업화기술' 부문 장관상을 수여했다.
이춘무 대표는 2021년 4월부터 2022년 5월까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지원으로 '반도체 패키지 공정용 이산화탄소(CO₂) 레이저 장비 기술'을 개발한 공적을 인정받았다.
해당 장비는 반도체 회로를 연결하는 기판에 미세한 홀(구멍)을 빠른 속도로 가공하는 데 사용한다. 반도체 CO₂ 레이저 장비는 그동안 일본산이 전체 시장의 95% 이상을 차지했다. 반도체 고집적화에 따라 다양한 홀 크기를 가공할 수 있는 장비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고객사로부터 반도체 패키지 회로기판(Package Substrate) 개발 제안을 받은 후 새로운 장비 개발을 결정했다. 그는 고객사에 6개월 이상 상주하면서 설계·제작상 문제를 해결하는데 몰두하는 한편 당시 시장을 이끌던 일본 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고객사를 설득, 양산 실증 정부 과제에 참여시키기도 했다.
트리엔이 개발한 장비는 초당 4K 홀을 가공하는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갖췄다. 홀 지름 가공 오차는 세계 최고 수준인 ±20% 보다 뛰어난 ±10%다.
트리엔 측은 “국내 장비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현재 양산하고 있는 CO₂ 레이저 드릴러를 설계·제작했다”면서 “과제 기간 중 CO₂ 레이저 드릴링 장비 공급 계약을 조기에 체결하면서 신속하게 공급망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국산 장비 개발에 따라 우리나라 반도체 제조사들이 그동안 12개월 이상 걸린 제품 공급 기간(납기)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D램 반도체, 낸드 메모리 등의 고집적화에 대응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 이바지해 국내 반도체 산업 활성화에 일조할 것으로 봤다.
한편 트리엔에 따르면 미쓰비시, 비아메카닉스 등 일본 기업이 개발해 한국으로 수출하는 CO₂ 레이저 드릴링 장비를 국산화하면 연간 1,200억원의 대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중국, 대만 등 해외로 매년 1500억원 이상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새해 상반기 중 성능을 향상한 신규모델도 출시할 예정이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