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이낙연 신당 합류' 선언… '지난 공천 불만' 시사하기도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2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29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이른바 이낙연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이 전 부회장은 탈당 입장을 밝히는 과정에서 지난 총선 당시 공천 결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전 부의장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의 사심으로 민주당에 민주와 정의가 실종됐다. 도덕성과 공정이 사라졌다”며 “오늘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다. 이낙연과 함께 신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전 부의장은 6선 국회의원으로 제19대 국회에서 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이 전 부의장은 이른바 이낙연 신당의 실무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 전 부의장은 “무한정 기다리기만 할 수 없다. 실질적으로는 신당 창당을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대표도 싫고 윤석열 대통령도 싫은 정치 무관심층을 주요 기반으로 한다. 이쪽저쪽도 아닌 분들을 중심으로 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전 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1대 총선을 앞두고 열린 공천 결과에 수긍하지 못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도 남겼다.

이 전 부의장은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만나 “지난 총선 때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해찬 대표 당무회의 때 쓴소리를 많이 했다”면서 “브레이크를 많이 걸었더니 경선 직전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제가 44% 나오고 차점자인 분이 22% 나왔다. 특별당규에 따르면 20% 넘는 차이가 나면 1등을 단수지명으로 공천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이 전 부의장의 해당 발언을 두고는 논란이 예상된다. 경기안양시동안구갑은 원외 인사로 활동했던 민병덕 변호사가 두 명의 현역 의원을 누르고 공천에서 승리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당시 해당 지역에는 이 전 부의장과 비례대표 초선이었던 권미혁 의원 등 현역 의원 두 명이 도전장을 내민 상태였다. 그러나 경선 결과 원외 인사로 활동했던 민병덕 변호사가 두 현역 의원을 누르고 공천장을 따냈다. 특히 당시 민 변호사는 여론조사에서 뒤졌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 전 부의장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 후보가 3인 경선 지역에서 현역 다선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을 권리당원 투표에서 승리한 것을 두고 이변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민 변호사는 이후 미래통합당 후보를 꺾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민주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행 선거제도를 유지한다면 여야에서 탈당하려는 사람이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