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났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에게 이태원특별법과 전세사기특별법 통과에 대한 여당의 협조를 언급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과 이 대표는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이 대표는 29일 국회 본청에서 한 위원장을 만나 “우리 사회 약자·서민 중 현안은 이태원 참사 피해자와 유가족”이라며 “이태원참사특별법 통과에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과 이 대표의 만남은 덕담을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 장관이 당대표실 밖으로 나갈 때 이 대표가 입구까지 나와 직접 배웅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환대해주셔서 감사하다. 흔쾌하게 일정을 잡아줘서 감사하다”면서 “여당과 야당을 이끄는 대표로서 다른 점이 분명히 많겠지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공통점에서는 건설적인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도 “대한민국을 지키고 국민이 잘살 수 있도록 책임지는 게 정치의 역할”이라며 “비록 다른 입장이더라도 국민이 맡긴 책임을 다해야 한다. 민주당도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후 작심한 듯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전세사기피해자특별법 등 현안을 직접 꺼냈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이 장관 이임식에서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겠다고 했다. 감사한 말씀”이라며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소망하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등을 정치권에서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세사기특별법을 언급하며 “추운 겨울 이 순간에도 전세금과 전 재산을 다 날리고 길바닥에 앉게 되는 상황일지 모른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상황도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일부 선구제하고 후구상하는 방식에 참여해주면 좋겠다”
한 비대위원장과 이 대표는 비공개 대화에서도 이태원참사특별법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또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의견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위원장은 구체적인 의견은 언급하지 않은 채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이 대표 예방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양당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국민과 상생에 도움이 되는 효율적인 정치를 하자는 말을 분위기 좋게 나눴다. (이태원특별법 등) 민생 관련한 법안에 대해서는 마음을 터놓고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논의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법안에 대해 내가 특정해서 말할 문제는 아니다. 오늘부터 임기가 시작했으니까 당과 논의를 해서 국민과 민생에 도움이 되는 의정활동을 국민의힘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태원특별법은 조사위원회 구성과 보상 등이 첨예한 문제인데 보상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다”며 “국회의장 중재안을 국민의힘도 검토해보고 민주당도 이에 대한 의견을 주기로 했다. 유족들이 추위에서 고생하지 않도록 빨리 해결하자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두 사람이 덕덤을 주고받는 자리였다. 선거제도에 대해 조속히 결정하자는 취지의 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