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놓인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세계관 확장 시동거나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신세계그룹 통합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이 기대 만큼의 성과를 못내는 가운데 바통을 넘겨 받은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은 지난해 6월 출범한 신세계그룹 온·오프라인 통합 유료 멤버십이다. 이마트·백화점·면세점·스타벅스 등 오프라인 4사와 SSG닷컴·G마켓 등 온라인 계열사가 참여하고 있다. 출범 후 6개월여가 지났지만 멤버십 중심의 '세계관' 구축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멤버십 구성과 혜택에는 변화가 없다. 출범 당시 외부 기업과 제휴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금융 부문 '토스' 외에 합류한 외부 제휴사는 없다. 그룹 내 계열사 합류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가입 즉시 제공하는 3만원 상당 현금성 혜택, 매달 지급되는 할인 쿠폰 모두 출범 당시와 동일하다. 통합 멤버십 구축이 지난 2년 간 그룹 역점 사업으로 꼽혀온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행보다.

이는 수장 교체와 관련이 있다. 통합 멤버십 인수를 주도해온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가 물러나면서 추진력을 잃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부진한 실적도 적극적인 멤버십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지난해 이마트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는 9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멤버십 활용 방안은 새해 신세계 그룹의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멤버십은 온·오프라인 계열사를 연결하고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는 열쇠다. 새롭게 부임한 한채양 이마트 대표 또한 “오프라인 유통 3사 시너지를 다각도로 창출하고 온라인 자회사 협업을 강화하겠다”며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관건은 멤버십 혜택 확대에 달렸다. 배송·적립 등에서 강점을 가진 경쟁사와 차별화하려면 온·오프라인에 걸쳐 신세계 쇼핑 생태계를 적극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신세계면세점이 최근 세계 10대 항공사 캐세이항공과 제휴를 맺은 것도 멤버십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계열사 참여도 필요한 부분이다. 앞서 신세계그룹은 출범 당시 이마트24(편의점),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신세계푸드 등의 멤버십 합류를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이마트는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편의점 3사 통합을 적극 추진했다. 오프라인 유통 시너지 창출에도 통합 멤버십을 활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다만 올해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둔 만큼 적극적인 멤버십 확장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효율성과 수익성을 강조한 바 있다. 본업 경쟁력 제고에 방점을 찍은 만큼 멤버십 활용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 전반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신세계 또한 적극적인 멤버십 확장보다는 체감이 높은 혜택 위주로 내실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