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피습 이후 후속 조치 마련에 돌입했다. 아울러 이 대표에 피습을 계기로 그동안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병문안을 하는 등 당내 갈등이 점차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의총) 이후 취재진에 “이 대표에 대한 정치적 테러 행위와 관련해 경찰의 수사를 주시하고 후속 조치에 대비하기 위한 당내 대책기구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새로운 대책기구는 이 대표의 피습과 관련해 법적·정치적 조치를 담당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홍 원내대표는 “유튜브 등에서 자작극 등을 포함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부적절한 언급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대책기구를 통해 법적·정치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이번 테러는 매우 엄중한 사건이다. 명명백백히 수사당국에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면서 “이번 테러의 동기·목적·피의자의 정치행적 등이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수사당국으로부터) 협조 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대책기구 출범과는 별도로 그동안 분출됐던 당내 갈등도 다소 가라앉는 분위기다. 이번 주 이 대표에 대한 최후통첩을 비롯해 정치적인 메시지를 낼 예정이었던 비명(비 이재명) 혁신계 주축인 '원칙과상식'도 관련 기자회견을 잠정 연기했다.
또 그동안 이 대표와 적극적인 만남을 하지 않았던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이 대표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탓에 가족을 제외하면 면회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김 전 총리는 병문을 강행했다. 이는 김 전 총리가 관련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전 총리가 이 대표의 단식 때도 방문하지 않았다. 김 전 총리의 조기 병문안에 정치적인 의미가 있는 이유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의 쾌유와 함께 단합을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 측과의 만남 이후 취재진에 “(이 대표 피습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공격 행위”라며 “환자분(이 대표)을 볼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가족이나 옆에서 고생하는 당직자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려고 왔다”고 밝혔다.
이어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 온 국민이 분노하고 이 문제에 대해 우려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대표가 빨리 쾌유해서 불과 총선이 100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어려운 상황에서 엄중한 상황을 잘 수습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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