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국내 10대 그룹 신년사에 국내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성장'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경기 후퇴 여파로 지난해 신년사에 많이 사용됐던 '위기'는 올해 키워드 상위 10위권에 없었다. 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세계)'과 '변화'는 상위권을 유지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10대 그룹의 새해 신년사에 쓰인 단어들의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가장 많이 거론된 키워드는 '성장(38회)'으로 집계됐다.
신년사에 '성장'을 언급한 빈도는 해마다 높아졌다. 최근 3년간 신년사에서 '성장'을 사용한 순위는 △2022년 공동 5위(28회) △2023년 3위(39회) △2024년 1위(38회)로 나타났다.
불황을 이어오던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 스마트폰 등 전기·전자·IT 관련 업종이 회복세로 전환하면서 올해 '성장'을 강조한 기업이 많았던 것으로 CEO스코어는 분석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로 신년사 키워드 4위에 오른 '위기'는 19위로 밀려났다.
10대 그룹 중 올해 신년사에서 '성장'을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포스코였다. 포스코는 최근 3년간 내놓은 신년사마다 '성장'을 최다 언급했다. 장기화하는 철강 업황 부진을 딛고 새로운 도약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성장'에 이어 '글로벌(세계)'과 '미래'가 대기업 신년사에 총 35회 사용돼 공동 2위에 올랐다. △고객(30회) △변화(26회) △친환경(22회) △가치(22회) △환경(20회) △지속(20회) △혁신(19회)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신년사 핵심 키워드 가운데 '글로벌(세계)' 사용 빈도 순위는 지난해 공동 9위에서 무려 7계단이나 높아졌다. 대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변화를 주문한 기업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국내 10대 그룹에서 발표한 신년사 전문과 보도자료 내 주요 키워드를 발췌해 분석했다. 현대자동차는 작성일 기준(2일)보다 신년사 발표가 늦어 키워드 조사에서 제외됐다. 재계 11위인 신세계는 일반 그룹과 성격이 다른 농협을 대신해 포함했다고 CEO스코어는 덧붙였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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