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이인수 화학과 교수·아밋 쿠마르 연구교수·박사과정 아눕합 아차르야 씨 연구팀이 빛으로 다공성 유기층을 금속 촉매에 증착해 효율성과 선택성 모두 높인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금속 촉매는 화합물 합성과 수소 생산, 연료전지 등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촉매 표면에는 화학 반응이 잘 일어나는 활성 부위가 있는데, 반응 중 생성된 중간체나 부산물이 의도치 않게 이를 막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반응에 참여하는 분자의 흡 · 탈착 조절이 어려워 촉매 활성과 효율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빛을 이용했다. 금속의 전자와 빛의 상호작용인 플라즈모닉 현상을 이용하면 전자 활성도를 높일 수 있다. 먼저 플라즈모닉 특성을 가진 금(Au) 나노 입자 표면의 전자를 빛으로 활성화했다. 그리고, 수 나노미터(㎚) 두께를 지니는 팔라듐(Pd) 촉매 박막과 다공성 유기층(pCOL) 박막을 연속적으로 표면에 증착했다.
pCOL의 다공성 구조는 촉매 표면에 불순물이 흡착되는 것을 막고, 반응에 필요한 분자들이 쉽게 흡·탈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pCOL이 증착된 금속 촉매로 반응 효율과 선택성 모두 높이는 데 성공했고,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한 후에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이 촉매를 활용해 삼중결합이 있는 알킨(alkyne)에 수소를 첨가하는 기존 수소화 공정의 한계도 극복했다. 기존에는 반응 선택성을 제어하기 어려워 알킨이 수소와 과도하게 많이 결합했는데, pCOL이 증착된 촉매로 알킨과 결합하는 수소의 양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인수 교수는 “촉매의 효율과 반응 선택성은 서로 상충되는 특성인데, 이번 연구를 통해 이 둘을 동시에 향상시켰다”며, “금속과 유기물이 결합된 첨단 하이브리드 나노 촉매가 미세 화학 합성과 광촉매, 에너지 저장 등 여러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