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업계의 새해 키워드는 '연합'이 될 전망이다. 사이버보안 유니콘 육성을 목표로 내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보보호기업 간 연합에 방점을 찍었다.
2024년 과기정통부 예산을 살펴보면, 200억원 규모 사이버보안 펀드와 108억원 규모의 정보보호산업 경쟁력 강화 예산이 과기정통부의 정보보호기업 육성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국내 정보보호기업은 중소기업이 대다수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은데다 국내 정서상 인수·합병(M&A)도 여의찮은 상황이다. 과기정통부는 정보보호기업 간 M&A를 활성화하는 한편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를 통해 기업 간 연합을 유인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먼저 사이버보안펀드는 숙원 사업이다. 이동범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KISIA) 회장이 줄곧 정보보호기업을 육성하는 사이버보안펀드 조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스타트업과 스케일업 분야로 나누어져 있는 게 눈에 띈다. 초기 스타트업 육성뿐만 아니라 기업 규모를 키우는 M&A에도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스케일업 분야는 중소·중견 정보보호 기업이 M&A를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통해 기업이 덩치를 키워 글로벌 굴지의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융합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보보호산업 경쟁력 강화 예산엔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 구축이 담겨 있다.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는 공동·협업형 통합보안 사업화모델, 표준화 및 상호운용성 확보 등을 민간기업이 주도하되, 정부가 판로·투자·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제로 트러스트 실증사업에 참여한 SGA솔루션즈 컨소시엄을 모범사례로 꼽을 수 있다. SGA솔루션즈·SGN·지니언스·소프트캠프 등 정보보호 기업이 제로 트러스트 보안 모델을 함께 개발했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정보보호기업 간 연합을 유도하는 동시에 기업 연합체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 참여기업에 정책 과제나 지원 프로그램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아이디어가 모아지면 내년 1분기쯤 K-시큐리티 얼라이언스 종합계획을 발표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보보호 기업을 육성해 유니콘을 만드는 게 목표”라면서 “유니콘 성장의 뒷받침할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기 위해 정부 투자가 선행하고 이후 민간 투자가 따라붙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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