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4일 광주를 방문해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밝혔다. 4월 총선을 겨냥한 열세 지역인 호남의 민심 잡기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한 위원장은 이날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이 들어가면 헌법이 훨씬 더 풍성해지고, 선명해지고, 자랑스러워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5·18 정신 헌법 수록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제시했던 공약이자 전임 당대표들이 공언해온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선 개헌이 필요하다.
한 위원장은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당 차원에서 잘 논의하겠다”며 “우리 헌법이 개정된 지 오래됐고 헌법에 대한 문제는 절차적 문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포인트 개헌도 그렇게 쉬운 게 아니다”며 “국민투표도 해야 하는데, 지금 (개헌에 대한) 여러 가지 논의가 있는 상황”이라고만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5·18 민주묘역에 앞서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탑도 참배했다. 그는 “광주가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그리고 불의에 항거하는 레거시(유산)는 꼭 5·18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1929년에 광주학생운동도 있었다”며 “그 점을 충분히 기리고 출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호남 민심 잡기에 안감힘을 썼다. 그는 “저와 저 이후의 세대들은 광주 시민들에 대해 부채 의식이나 죄책감 대신에 내 나라의 민주주의를 어려움에서 지켜주고 물려줬다는 깊은 고마움과 존경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국민의힘을 이끌면서 고마움과 존경의 마음을 정책으로서, 예산으로서, 행정으로서, 표현하고 실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총선에서 국민의힘 당선도 강하게 호소했다. 그는 “우리 당은 호남에서 정말 당선되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당의 승리이기에 앞서 이 나라 정치에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의 대단한 승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나와 우리 당의 호남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다. 하기 싫은 숙제하는 마음으로 여기 온 게 전혀 아니다”고 거듭 진정성을 호소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충북으로 이동해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도 참석했다. 오는 5일에는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경기도당 신년인사회에, 8일에는 춘천에서 열리는 강원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는 등 16일까지 지방을 돌며 광폭행보에 나선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