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백화점 5개사 중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만 매출이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러리아는 명품관 매출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전 점포가 역성장했다. 신세계 강남, 롯데 잠실, 더현대 서울 등 간판 점포에 매출이 집중되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70개 백화점의 합산 매출액은 39조6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던 지난 2021~2022년과 비교하면 성장 폭이 크게 줄었다. 전체 70개 점포 중 46개 점포가 역성장을 기록했다.
매출 성장세는 신세계·현대·롯데 순으로 높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13개 점포 지난해 합산 매출액이 12조1786억원으로 전년 대비 3% 성장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 16개 점포 합산 매출액은 9조6161억원으로 2.3% 증가했으며 롯데백화점은 31개 점포 합산 매출이 13조7434억원으로 0.5% 증가했다. 반면 갤러리아와 AK는 각각 매출액 2조9093억원, 1조205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4%, 1.4% 감소했다.
핵심 점포 유무가 희비를 갈랐다. 명품은 물론 젊은 트렌드에 맞춘 점포 리뉴얼, 상품기획(MD) 개편을 진행한 각 사 간판 점포들이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의 경우 강남점이 매출 3조1025억원을 기록하며 백화점 업계 최초로 3조원을 돌파했다. 신세계센텀시티점 또한 전년 대비 6.9% 성장하며 2조원 문턱을 넘었다. 출점 2년차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는 전년 대비 7% 성장한 9463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 진입을 목전에 뒀다.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에서 매출 1위 점포를 꿰차며 '지역 1번점' 전략을 공고히 했다.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과 현대판교점은 전년 대비 16.6%, 14.7% 성장하며 전체 점포 중 성장률 1,2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더현대서울은 매출액 1조1085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 진입했다. 롯데백화점도 잠실점과 본점이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 잠실점은 매출액이 전년 대비 6.1% 증가한 2조7569억원을 기록했으며 본점은 3.7% 증가한 2조129억원으로 첫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갤러리아는 간판 점포인 명품관 매출이 전년 대비 7.0% 감소한 1조1406억원을 기록했다. 백화점 매출 10위 점포 자리를 신세계본점에 내주게됐다. 같은 기간 타임월드점과 광교점도 각각 8.1%, 6.5% 감소했다. AK 또한 수원점을 제외한 분당, 평택, 원주점이 나란히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1조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점포는 12개로 전년 대비 1개 늘었다. 더현대서울이 약진한 현대가 신세계와 함께 매출 1조 점포 4개씩을 보유하게 됐고 롯데가 3개, 갤러리아가 1개 점포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 속에서 명품 뿐 아니라 해외패션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점포의 신장세가 두드러졌다”며 “올해도 각 사가 핵심 점포 경쟁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