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와 롯데정보통신이 공동개발해 그룹차원의 간편결제 시스템으로 추진하던 '핸드페이'가 사실상 서비스 종료를 앞뒀다. 핸드페이는 이용자의 정맥정보를 등록해 실물카드나 스마트폰 없이 결제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롯데카드에 따르면 현재 핸드페이 이용이 가능한 결제처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타워점 단 '한 곳'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상징적인 의미로 한 곳 매장에만 결제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신규 핸드페이 이용자의 추가 등록도 불가능하다. 이용자가 정맥 정보를 등록할수 있는 셀프등록기, 카드센터가 한 곳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핸드페이는 2017년 5월 롯데카드가 세계 최초로 손바닥 정맥을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마련한 상용 시스템이다. 혈관의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의 패턴을 이용해 이용자 본인 인증을 거친다.
후지쯔의 팜시큐어(PalmSecure) 기술이 근간이다. 정맥정보는 도용이나 복제가 어려워 보안성이 높고, 지문인식과 달리 단말기와 고객 피부가 직접 접촉하지 않아 편의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아마존이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한 결제 시스템 '아마존 원'이 비슷한 생체인증을 고객 본인 인증과 결제에 활용한다.
신분증 검사 과정 없이도 성인 인증이 가능해 무인편의점에서 담배나 주류 판매 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여겨졌다. 롯데카드 역시 핸드페이를 세븐일레븐 롯데월드 타워점 등 상징성이 큰 무인편의점에 시범 도입했고, 이어 롯데하이마트와 오크벨리를 비롯한 관련사 70여곳으로 확장했다.
롯데카드는 핸드페이 전용단말기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리아 등 주요 매장 1000여개에 설치, 그룹차원의 첨단 결제 시스템으로 힘을 실어줄 예정이었다. 하지만 도입 5년이 지난 시점에도 핸드페이 도입 매장은 전국 160여곳에 그쳤다. 핸드페이 도입에 필수인 생체인증 단말기 가격은 수십만원 수준으로 저렴해졌지만 추가적인 단말기 설치 부담을 이유로 가맹점들도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롯데카드 측이 단말기 설치 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여전법 위반 소지가 있어 실시가 어렵다.
롯데가 시스템 확장을 주춤하는 사이, NH농협은행이 공항을 중심으로 비금융 바이오결제 도입을 가속하고 있다. 지난해 6월 NH농협은행은 'NH손하나로 인증서비스'를 공항에 도입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한국공항공사,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과 체결했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승객은 탑승권, 신분증, 카드를 일일이 인증하던 면세품 구매절차를 바이오결제 한 번으로 처리할 수 있다.
롯데카드 역시 금융감독원에 부수업무로 '바이오인증을 활용한 비대면 본인업무'를 신청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타진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핸드페이 서비스의 경우 이용자 수요 감소로 인해 제휴사들의 니즈도 줄어들어 사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제휴사 요청이 있을 경우 확장을 이어갈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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