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이 무산된 e커머스 기업 'SSG닷컴' '컬리' '오아시스마켓'이 새해 1호 상장 타이틀을 두고 재격돌한다. 침체된 경기 여파로 상장을 미뤘던 이들 기업이 개선된 실적 등을 바탕으로 올해 유가증권 시장에 입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e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올해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상반기에 구체적인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SG닷컴은 앞서 2021년 10월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IPO 주관사로 선정하며 2022년 상반기 IPO 추진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IPO 시장이 얼어붙으며 추진을 잠정 중단하고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 왔다. 기업 가치 부양과 적자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수익 안정화에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 적자폭이 전년보다 대폭 줄며 개선되는 추세다.
SSG닷컴은 출범 전인 2018년 10월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컨소시엄과 맺은 1조원 규모의 투자 약정에 따른 총거래액 요건을 이미 충족해 상장 의무는 사라진 상태다. 따라서 SSG닷컴에는 거래액 증가와 적자규모 축소 또는 흑자전환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5~6조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것이 상장 추진의 가늠쇠가 될 전망이다.
컬리는 월간 기준 첫 흑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 개선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올해 상장의 청신호가 켜졌다. 컬리는 상장예비심사까지 통과했지만 지난해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FI로부터 프리IPO로 자금을 조달받았을 당시 기업가치는 4조원이었는데, 지난해 기업가치가 2조원대로 평가받으면서 상장을 미루고 실적개선과 기업가치 확대에 주력했다.
컬리는 2022년 2300억원 수준이었던 적자 규모를 지난해 3분기까지 778억원, 연간 기준 약 1000억원 규모로 절반가량 줄였다. 특히 지난달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흑자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개선이 뚜렸한 만큼 미뤘던 상장을 위한 움직임도 다시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컬리 관계자는 “지난해 한 차례 상장 추진을 철회했지만, 내부적으로 상장 준비는 지속 진행 중”이라며 “올해 실적 개선과 더불어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행동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선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오아시스마켓은 올해 증시 상황에 따라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아시스마켓은 1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흑자폭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실적부문에서는 장애가 없다.
다만 오아시스마켓은 프리IPO로 회사에 투자했던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가 9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원하고 있다는 허들이 있다. 오아시스마켓이 지난해 시장으로부터 받은 평가금액은 6000억원 수준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을 더 키우고, 현재 추진중인 신사업 'AI 무인결제 시스템' 등 상용화로 기업가치를 더 높여야 상장이 이뤄질 수 있을 전망이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상장준비는) 내부적으로 지속 추진하고 있다”며 “우회, 스펙 상장이 아닌 오아시스마켓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아 직상장 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