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한국 경제, 반도체 수출에 부진 완화…고금리에 소비·투자는 둔화”

산업별 생산지수
산업별 생산지수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인공지능(AI) 서버용 수요 확대로 반도체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등 경기 부진이 완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진단을 내렸다. 다만, 고금리 기조로 인해 소비와 투자가 모두 둔화하며 내수와 밀접한 산업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8일 발표한 '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다소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으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광공업 생산이 5.3% 늘며, 전산업 생산이 2.5% 증가했다. 반도체 수요 확대와 기저효과 등이 맞물리며 반도체 생산이 42.4%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회복세가 지속됐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던 자동차 생산 증가율이 2.5%에서 -2.0%로 감소했지만 정보통신기술(ICT)과 자동차를 제외한 부문이 -2.1%에서 -1.7%로 감소폭이 축소되는 등 다수 부문에서 부진이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해 11월 AI 서버용 반도체 수요 확대로 반도체 수출이 21.8% 늘고, 친환경 자동차를 중심으로 자동차 수출도 17.9% 증가하며 수출 회복세를 견인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KDI는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이었지만, 내수와 밀접한 산업은 다소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고금리 기조에 따른 소비 부진은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11월 상품소비는 기저효과와 할인행사에 주로 기인 감소폭이 일시적으로 축소했지만 서비스업생산(1.9%)은 숙박·음식점업(-3.3%)과 도소매업(-1.5%)을 중심으로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설비투자 또한 높은 반도체 재고와 고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생산과 출하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재고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반도체 투자와 밀접한 특수산업용기계 설비투자가 -21.0%에서 -23.9%로 감소세가 확대됐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