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과 TV, 모빌리티 등 우리 삶과 함께 하는 다양한 디바이스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스마트 라이프' 시대를 본격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LG전자는 '감정까지 파악하는 공감지능'을 내세우며 가전 AI시대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올해 메가트렌드인 AI 전략과 비전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을 주제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AI로 열어가는 초연결 시대와 지속가능성 선도 전략을 공개했다.
한 부회장은 새로운 AI 기능과 강화된 보안 시스템, 터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 북4' 시리즈를 소개하며, MS와 파트너십을 통한 새로운 지능형 연결 기능 '코파일럿' 도입 계획을 밝혔다.
3월부터 갤럭시 북4 시리즈에서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를 찾아서 읽거나 간단하게 내용을 요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자 메시지를 자동 작성하고 보내기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 북4 시리즈를 스마트폰 카메라를 연결하면, 카메라를 PC 웹캠으로 사용할 수 있어 최근 활성화된 온라인 영상 회의를 지원하는 연결 기능을 추가했다.
AI 기기로는 앞서 7일 퍼스트룩 행사에서 'AI 스크린 시대'를 여는 제품으로 소개된 2024년형 네오QLED 8K와 그 두뇌인 AI 프로세서 'NQ8 AI 3세대'를 포함한 각종 가전·모바일 신제품을 소개했다.
AI 생활가전에는 2024년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가 주연을 차지했다. 'AI 비전 인사이드' 카메라 인식으로 식재료를 넣거나 뺄 때마다 푸드 리스트를 자동 정리한다. 이밖에 요리 가이드 스크린을 탑재된 '애니플레이스' 인덕션, AI 맞춤 코스가 있는 세탁·건조기 일체의 '비스포크 AI 콤보' 등이 새롭게 등장했다.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봇 콤보'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선보인 흡입과 스팀물걸레 통합 디바이스다.
삼성전자는 AI로 스마트싱스와 빅스비가 더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히며 진정한 스마트 홈 구현을 위한 기술과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공간 AI(Spatial AI) 기술로 집안 환경을 더 잘 파악하고 기기들을 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맵 뷰를 소개했다. 빅스비의 음성 반응과 명령 수행 기능도 크게 개선됐다.
한 부회장은 “기술을 넘어 산업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10년 넘게 투자해왔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사장이 자체 개발한 AI엔진 'LG AI 브레인'을 첫 공개하며 기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넘어 '공감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이라는 어젠다를 제시했다.
조 사장은 새롭게 제시한 공감지능은 기존 AI를 고객관점에서 재정립해 사용자를 더 배려하고 공감함으로써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를 위해 △실시간 생활 지능 △조율·지휘지능 △책임지능을 공감지능(AI)의 차별적 특징이자 강점으로 꼽았다.
조 사장은 “오늘날 세계적으로 집, 모빌리티, 상업공간 등에서 약 7억개 LG 제품이 사용되고 있으며, 여기엔 AI 지원 지능형센서가 탑재돼 고객의 신체적·정서적 생활패턴을 학습하고 분석하는 데 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다수 기업은 인터넷 기반 데이터에 의존하는 반면, LG전자는 다양한 공간에서 사용되는 수십억개 스마트 제품 및 IoT 기기를 통해 수집한 실시간 생활 데이터를 활용할 기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LG전자는 이 생활 데이터가 고객 주변 환경, 행동패턴, 목소리톤, 대화뉘앙스, 얼굴 표정 등 감정 상태를 포함하는 만큼 고객에 대한 강력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생활 생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가전을 연결하고 최적 기능을 제안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LG AI 브레인'을 첫 공개했다.
공감지능의 두 번째 차별화 요소인 조율·지휘 기능에 해당하는 'LG AI 브레인'은 상호 연결된 기기들을 물리적으로 조화롭게 조율해 최적화된 작동 방식을 유도하는 AI 엔진이다. 대화내용, 행동패턴, 감정 등의 맥락을 이해해 고객의 요구를 예측하고, 이후 자체 개발한 LLM(초거대언어모델) 기반의 고급 추론 프로세스가 실행되는 방식이다.
가령, 고객이 음성명령으로 가전을 제어할 경우 작동뿐 아니라 목소리를 분석해 건강 상태를 알려주거나 기분을 고려한 음악까지 추천하는 기술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공감지능의 마지막 차별화 요소로 고객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책임지능'을 제시했다. 자체 데이터 보안시스템인 'LG 쉴드'를 고객 데이터 수집·저장·활용 등 전 과정에 적용해 모든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것이 핵심이다.
조 사장은 “공감지능(AI)은 고객이 삶을 마음껏 즐기도록 해주는 기술과 책임감을 갖춘 인공지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