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업계가 암모니아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선별수주를 이어가면서 수익성을 개선한 것으로 분석됐다.
9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신조선 신규 계약은 1723척 4168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나타났다. 이 중 한국은 218척 1008만CGT를 수주해 24%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 점유율은 30% 아래로 떨어진 반면 중국은 처음으로 점유율 60% 고지에 올랐다.
중국은 1117척 2493만CGT를 수주해 60%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일본은 207척 445만CGT를 수주해 1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직전년도와 비교하면 한국 조선업계의 점유율 9%포인트를 중국이 흡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점유율은 한국 33%(304척 1676만CGT), 중국 51%(1064척 2589만CGT), 일본 11%(343척 580만CGT)였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 조선업계의 선별수주 전략과 무관치 않다. 2021년부터 가스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가 늘고 선가가 상승하면서 한국 조선업계는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 등 선박 중심 수주 전략을 구사했다. 반면 중국 조선사는 저가 물량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했다.
한국 조선사의 선별수주 기조는 더 뚜렷하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연초부터 LPG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총 4척을 수주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발주된 39척의 중대형 LPG·암모니아운반선 가운데 60%에 달하는 23척을 수주한 바 있다.
선가도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선가지수는 매월 한차례도 떨어진 경우 없이 우상향했다. 대표 고부가 선박인 LNG운반선은 2022년 2억 4800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 6500만달로 6.9% 상승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반 상선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조선사는 고부가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수요 확대로 운반선 수요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 업계가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을 선점한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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