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학 연구진이 미국 에너지청 기준 성능을 충족하는 수소 센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윤준보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의 조민승 박사가 현대자동차 기초소재연구센터 전자기에너지소재 연구팀, 서민호 부산대 교수와 협업해 모든 성능 지표가 공인 기준을 충족하면서 감지 속도도 0.6초 이내인 수소 센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최근 친환경 수소 자동차 보급이 증가함에 따라 안전과 직결된 수소 센서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빠른 수소 누출 감지를 위해 1초 내 누출 감지 기술이 도전적인 과제로 남아있다.
KAIST는 현대차와 2021년부터 차세대 수소 센서 개발에 착수했고, 2년여 개발 끝에 성공했다.
기존 수소 센서 연구들은 팔라듐(Pd) 소재에 촉매 처리를 하거나 합금을 만드는 등 감지 소재에 집중했다. 특정 성능 지표에선 매우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만, 모든 지표를 충족하지는 못했다. 일괄 공정이 어려워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Pd 물질 기반으로 독자적인 마이크로·나노 구조 설계 및 공정 기술을 접목해 모든 성능 지표를 만족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향후 양산을 고려해 물질적 제약이 적은 순수 금속 소재를 활용했고, 반도체 일괄 공정 기반으로 센서를 개발했다.
기존 센서의 불균일한 온도 분포도 극복했다. 히터-절연층-감지물질이 수직 적층된 기존 센서와 달리 히터· 감지물질을 한 면에 나란히 집적했다.
감지 물질인 팔라듐 나노 소재는 완전히 공중 부유 된 구조로, 하단부까지 공기 중에 노출돼 가스 반응 면적을 극대화했다. 전 영역이 균일 온도로 동작하며 빠른 동작 속도, 폭넓은 감지 농도, 온도·습도 둔감성도 확보했다.
연구팀은 제작된 소자를 블루투스 모듈과 패키징 해 무선으로 1초 내 수소 누출을 감지하는 통합 모듈을 제작한 후 성능을 검증했다. 기존 고성능 광학식 수소 센서와 달리 휴대성이 높아 수소 에너지가 보급되는 다양한 곳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민승 박사는 “기존 수소 센서 성능 한계를 뛰어넘어 고속 동작할 뿐만 아니라 실사용에 필요한 신뢰성·안정성까지 확보해 자동차, 수소 충전소, 가정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 상용화로 안전한 친환경 수소 에너지 세상을 앞당기는 데 기여하고 싶다” 고 밝혔다.
연구팀은 개발 소자를 웨이퍼 스케일로 제작한 후 차량용 모듈에 탑재해 감지 및 내구 성능을 추가로 검증하는 중이다.
KAIST 조민승 박사가 제1 저자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국, 한국 등에 3건 특허가 출원돼 있으며, 저명 국제 학술지 ACS 나노에 출판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