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격 8일 만에 퇴원… '팬덤 정치' 끝낼까

“증오·대결의 정치 끝내고 상생하는 정치 복원해야”
퇴원 당일 '원칙과 상식' 김종민·이원욱·조응철 탈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택에서 당분간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택에서 당분간 치료를 이어갈 예정이다. 연합뉴스

괴한에게 습격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만에 퇴원한 뒤 극단적인 대결의 정치를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극단적 지지자'에 대한 이 대표의 태도도 변화할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퇴원 수속을 밟은 뒤 취재진과 만나 “증오·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상생하는 정치로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에서 괴한에게 습격당한 뒤 부산대학교병원을 거쳐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혈관재건술을 받았다. 이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가 일반병실에서 치료를 이어왔다.

이 대표는 퇴원 직후 자택으로 이동해 회복에 전념할 방침이다. 당무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당무에 조기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을 둘러싼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은 탓이다.

이날 비명 혁신계인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등으로 구성된 '원칙과상식'은 이 대표 퇴원 직전 탈당과 함께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이 대표와 꾸준히 반목해온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결국 11일 거취 관련 기자회견을 연다. 다만 원칙과상식의 구성원이었던 윤영찬 의원은 탈당하지 않기로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 입장 발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 당무 복귀 시점은 자가 치료 경과와 의료진의 의견 등을 종합해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결의 정치를 끝내겠다'고 강조한 이 대표가 피격과 퇴원을 계기로 팬덤 정치에 대한 입장을 바꿀지도 관심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이른바 팬덤에 사실상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재명이네 마을(이 대표 팬클럽) 이장직 사퇴' 등 비명(비 이재명)계의 핵심 요구에는 응하지 않은 채 '폭탄 문자 자제' 등의 메시지만 내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 대표는 “증오하고 죽이는 전쟁 같은 정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라지면 좋겠다. 나도 노력하겠다”면서 “존중하고 공존하는 정치로 복원되고 희망 있는 나라로 갈 수 있다면 목숨이 없어진들 뭐가 그리 아깝겠나”라고 강조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