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을 제공하려는 기업과 이를 도입하려는 수요기관은 늘어나고 있지만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AI) 바우처 사업 예산이 절반가량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AI바우처 예산 700억원에서 AI바우처 사업에 투입된 실제 예산은 645억원이었지만 올해 실질 예산은 385억원에 불과하다. 1년만에 60%인 260억원이 감축된 것이다. AI바우처 사업 시행 이후 가장 낮은 예산이다.
AI 바우처 사업은 수요기관이 바우처로 공급기업인 중소기업의 AI 솔루션을 구매하는 제도다. 바우처 비용은 사업 예산으로 보전해준다. AI 바우처는 수요기업이나 기관에는 AI 기술을 도입할 수 있게 돕고, 공급기업은 AI 사업 레퍼런스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다.
이런 장점 떄문에 AI바우처 공급기업 풀은 매년 늘어났다. 지난 2020년 553곳에서 2023년 2034곳으로 3년만에 4배가량 늘어났다.
AI바우처는 특히 일상 문제에 AI 기술 도입을 촉진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비용을 줄이는 등 혁신을 만들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AI 기업에는 성장 기반을 제공하고 의료, 소상공인 등 민간에서는 AI 기반 디지털 전환으로 혁신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목소리가 높아진다.
지난해 AI 바우처를 활용할 수 있는 과제수는 250개, 과제당 지원비는 최대 3억원이었다. 올해는 아직 과제수는 나오지 않았지만 예산 축소로 과제수가 급감하거나 과제당 지원비가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하다. 당장 의료 분야에서는 병원당 최대 과제 5개를 낼 수 있었으나 올해 2개로 축소됐다.
AI바우처 공급기업인 한 중소기업 AI 실무자는 “AI 솔루션을 개발한 기업에게 레퍼런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 창출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AI 사업에 도움이 많이 됐다”라며 “예산이 계속 축소되고 있어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AI바우처 사업은 지난 2020년에 처음 시작했다. 2020년 예산은 599억원을 배정받았고, 2021년에 560억원으로 근소하게 줄고, 2022년 980억원으로 약 75% 인상되기도 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700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올해 총 예산은 425억원으로 2년만에 절반이하로 예산이 쪼그라들었다.
과기부 관계자는 “4년동안 AI바우처 사업을 운영하면서 AI 솔루션 기업이 어느정도 만들어진 상황으로 연착륙을 해야하는 시기”라며 “올해 과제수는 크게 줄지 않고 과제별 지원예산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서 AI기업이 자생해서 성장할 수 있는 AI 생태계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