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메이플 확률 상품 '큐브' 판매 중단... 매출 구조 변화 촉각

지난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메이플 스토리 20주년 기념 펜페스트 행사 전경
지난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메이플 스토리 20주년 기념 펜페스트 행사 전경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에서 약 40% 비중을 차지하는 확률형 아이템 상품 '큐브' 판매를 중단한다. 앞서 확률 조작 논란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16억원 과징금 처분을 받고, 이용자 여론이 악화되자 핵심 수익모델(BM)을 손보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넥슨 게임 사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이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BM 발굴과 매출 구조 변화 여부에 촉각이 쏠린다.

10일 넥슨에 따르면 강원기 메이플스토리 총괄 디렉터와 김창섭 디렉터는 전날 라이브 방송을 통해 최근 발생한 게임 내 확률 관련 이슈에 대한 핵심적 개선과 변경안을 발표했다.

넥슨이 판매 중단을 선언한 '큐브'는 메이플 스토리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상품이다. 큐브가 제공하던 잠재능력 재설정은 게임 플레이로 획득할 수 있는 인게임 재화 '메소'로 이뤄지게 된다. 그동안 많은 돈을 지불해야만 이용 가능하던 기능을 게임 플레이로 얻을 수 있도록 전환한다는 의미다.

많은 이용자가 자연스럽지 않은 확률적 제약이라고 지적한 잠재옵션 항목 또한 3줄까지 중복으로 등장하도록 수정할 방침이다. 인게임 재화 생산과 소비량을 적절히 관리하는 게임 내외적 노력과 함께 인게임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는 작업장·매크로 대응도 강화한다.

강 총괄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는 과거 용사님들께서 주신 신뢰를 발판삼아 한층 더 성숙해진 경험이 있다”며 “이번 일로 용사님들(이용자)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리며, 앞으로 신뢰를 회복하는 것에 전념을 다하고 20년간 쌓아온 용사님들의 추억과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더 이상 부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큐브 판매 중단이 최대 2000억원대에 육박하는 관련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제2 전성기를 맞은 넥슨 성장가도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올해 3월부터는 확률정보 공개 의무화를 골자로 한 정부 규제도 적용된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넥슨이 서비스 중인 주요 라이브 타이틀 운영 기조와 BM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새로운 BM 발굴과 차별화된 신작 흥행이다. 넥슨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은 '데이브 더 다이버' 뒤를 이을 다양한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엠바크 스튜디오 '더 파이널스'를 필두로 민트로켓 '낙원'과 넥슨게임즈 '퍼스트 디센던트', 네오플 '카잔' 등 기존 넥슨 게임과는 다른 새로운 작품 출시를 예고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메이플 스토리 큐브 판매 중단은 넥슨으로서도 상당한 출혈을 감수한 결정이었을 것”이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새로운 BM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