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전기차를 타고 퇴근 중이다. 차가 막히고 안개로 도로가 보이지 않는 상황. 차량 내 디지털 콕핏에서 “전방 30m 앞에 사고가 났습니다”라는 음성이 울렸다.
# 퇴근한 A씨는 샤워하느라 끓는 주전자를 잊었다. 하지만 휴대폰을 확인하니 “위험을 감지해 스마트 센서 시스템이 가동됐다”는 알림이 뜬다.
솔루엠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4에서 선보이는 스마트시티와 스마트홈 기술 구현의 한 장면이다.
솔루엠은 올해 처음 CES에 참가했다. TV·서버 등에 적용되는 전원공급장치와 대형 마트에서 사용되는 전자가격표시기(ESL)로 유명한 솔루엠은 수년간 축적한 다양한 센서 기술과 고정밀 제어 기술, 통신 역량을 바탕으로 신사업 판로 확장을 모색하기 위해 부스를 마련했다.
◇센서와 전력모듈로 구현한 '스마트 시티'
스마트시티 섹션에서는 센서 기술로 안전해진 일상의 모습과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목적 센서가 내장된 '스마트 가로등'은 도로 교통 변화를 실시간 수집해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인근 차량 내 디지털 콕핏과 행인의 스마트폰에 전달한다. 주위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밝기를 조절해 에너지를 절감한다.
솔루엠이 개발한 '전기차 충전기용 전력모듈'은 성능과 품질을 끌어올리면서 이용자들이 기존 제품을 사용하며 느낀 불편 사항을 해소하는데 집중했다. 외부 온도가 높아지면 출력 효율이 떨어지는 타사 제품과 달리 최대 60도에서도 고출력을 낼 수 있고 작은 크기로 전기차 충전기 사이즈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IoT 기술을 집으로
회사는 스마트홈 섹션에서 그동안 축적한 IoT 기술을 선보였다. 거실에서 부엌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한다.
멀티 센서는 재실 감지, 레이더, 조도, 온·습도, 유해가스 모니터링 센서 등 흩어져 있던 센서를 한데 모았다. 사람이 들어가면 저절로 불이 켜지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불을 꺼 에너지를 절약한다. 낙상을 입으면 스마트싱스에 저장된 긴급 연락처로 도움을 요청한다. 벤젠,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등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감지해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키고 실내 온·습도에 따라 에어컨과 가습기가 자동으로 켜진다.
자회사 솔루엠헬스케어는 멘탈케어 기기 'MINDY'와 피트니스용 무선 이어버즈 'EARX'를 선보였다.MINDY는 헤어밴드 형태 정신 건강 관리 기기다. 뇌파(EEG) 센서와 하나의 광학심박(PPG) 센서로 뇌파와 심박수를 측정하고 바이오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트레스 완화 솔루션을 제공한다. EARX는 PPG 센서, 체온 센서, 가속도계 센서와 근접 센서 등 바이오 센서를 탑재한 피트니스용 무선 이어버즈다. 운동 습관 형성을 돕고 심박수나 소모 칼로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성호 솔루엠 대표는 “소프트웨어, 통신,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술과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스마트시티 시장에 뛰어들어 차별화를 꾀했다”면서 “CES를 통해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