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시한인 11일을 앞두고 무게감있는 현정부 장·차관급 관료와 대통령실 참모 출신 인사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석 달여 남은 총선의 공천 경쟁 구도와 본선 판세도 빠르게 구체화될 전망이다.
11일은 공직선거법에 따라 4·10 총선에 출마할 공무원, 공사·공단 상근 임원 등 공직자가 사퇴해야 하는 시한이다.
이번 총선에서 공직자 중 가장 큰 관심은 윤석열 정부의 고위 관료 출신들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 10명이 넘는다. 우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출범 이후 첫 인재영입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방문규 전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수원병'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또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도서울 영등포을 출마로 결심을 굳혔다.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고향인 충남 천안을,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 중·영도지역 출마를 각각 염두에 두고 있다.
이들 외에도 장관 출신으로 추경호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전 국토교부 장관과 비례대표 출신인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총선 출마를 위한 지역구 선정에 고심중이다.
차관 출신으로는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2차관(강원 원주을),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1차관(대구 달서갑), 박성훈 전 해수부 차관(부산 해운대갑), 이기순 전 여가부 차관(세종시을) 등이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내각 출신 외에 대통령실 참모들의 출마도 잇따르고 있다. 비서관이나 행정관 출신들을 포함하면 대통령실에서 나와 출사표를 던진 사람은 30명이 넘는다. 대통령 핵심 참모로 불리는 검사 출신의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과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은 최근 나란히 총선 출마를 위해 대통령실을 떠났다. 주 비서관은 해운대갑 출마가 유력하다. 현재 이 지역 지역구 의원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대통령 참모 대부분은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영남권 출마를 준비하지만, 이들 가운데 '험지'인 수도권 출마에 나서는 참모도 이목을 끈다. 김은혜 전 홍보수석은 경기 성남 분당을,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은 경기 의정부갑, 안상훈 전 사회수석이 수도권 출마를 준비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진 석동현 민주평통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도 총선출마를 위해 지난 9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현직 검사, 판사들의 사표도 이어졌다.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현직 검사들을 비롯해 전상범 의정부지법 부장판사, 심재현 광주지법 목포지원 부장판사 등도 최근 사표를 내며 총선 채비에 나섰다.
여권 한 관계자는 “용산 참모그룹 중 다수가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며 “양지가 아닌 험지에 가서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올바른 처사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