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근력을 보완해 등산을 가능케하는 웨어러블 로봇이 국내 개발됐다. 실제 등반 활용 모습도 선보여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은 이종원 지능로봇연구단 박사팀이 웨어러블 로봇 문워크 옴니(MOONWALK-Omni) 착용 고령자가 북한산 영봉 정상(해발 604m)에 오르는 웨어러블 로봇 챌린지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배터리 교체나 개발자 개입 없이 등반에 성공해 특히 의미가 깊다.
기존에도 다양한 웨어러블 로봇이 개발됐지만, 무겁고 부피가 커 병원에서 환자 재활에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수준이었다.
문워크 옴니는 2㎏대 초경량 웨어러블 근력 보조 로봇으로, 사용자 움직임을 예측하고 부족한 다리 근력을 지원해 고령자 재활 및 일상 보조를 돕는다.
고령자도 타인 도움 없이 10초 내 착용할 수 있다. 골반 양측 네 개 초경량-고출력 구동기가 보행 균형을 보조하고, 착용자 다리 근력을 최대 30% 강화해 추진력을 높인다.
탑재 인공지능(AI)은 착용자 보행상태를 실시간 분석해 완만한 흙길, 험한 바윗길, 가파른 나무계단과 불규칙한 돌계단 등 다양한 보행환경에서도 근력을 보조한다.
연구팀은 북한산 웨어러블 로봇 챌린지로 복잡한 보행 환경에서의 근력 보조 성능·신뢰성 검증에 성공했다.
챌린지에 참여한 고령 참여자는 “등산을 포기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편안하게 산을 오르니 10~20년은 젊어진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종원 KIST 박사는 “이번 챌린지로 보행환경 다양성에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근력 보조가 가능하다는 실험 데이터를 확보했다”며 “초경량·고출력 웨어러블 로봇 구동 기술과 개인·환경 맞춤형 AI 근력 보조 기술로 고령자 일상 보조·재활·운동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웨어러블 로봇 모터, 감속기, 컴퓨팅 회로 등 핵심기술·부품을 국내기업에 이전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후속 연구로 고관절-무릎 등 하지 복합관절을 동시 보조하는 '문워크-서포트'도 개발 중이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