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추진 중인 교육의 '디지털 대전환'으로 학교에 변화가 시작됐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학생 개개인 역량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고, 교사는 교실 수업을 학생 참여 중심으로 혁신해 학생의 창의력과 인성을 키워주면서 학생과 인간적인 연결을 지원하는 것이 디지털 대전환의 목표다.
교육의 디지털 대전환에 맞춰 선도학교와 터치(T.O.U.C.H.)교사단은 교사와 인공지능(AI)이 협업하는 '교실혁명'을 이끌어내기 위해 디지털 중심으로 실제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에듀테크를 접목하고 있다. 교육부는 '디지털 선도학교-터치 교사단 우수사례 공모전'을 열고 수업 혁신 우수사례를 선정했다. 전자신문과 한국교육개발원은 공동 기획을 통해 2회에 걸쳐 공모전에 입상한 실제 공모전 입상 사례를 공유한다.
울산외국어고등학교는 아랍어와 수학, 문학 수업에서 AI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수업 혁신과 교사 하이터치 역량 강화를 추진했다.
AI코스웨어를 활용한 아랍어 수업은 학생이 애니메이션 텍스트를 따라 읽고 녹음하면 개별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AI코스웨어는 발음이 어려웠던 단어 분석 통계, 읽기 정확도 등 데이터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교사들은 '핀셋 코칭'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프로그램 활용 전 평가가 '아랍어 텍스트를 정확히 읽고 적절한 속도로 매끄럽게 구사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임'이라면 활용 후에는 '1분당 읽은 평균 단어 수는 63개 정도로 반별 평균 어휘 40개 정도 보다 많다는 AI 분석 통계가 나옴. 정확도 비율도 90% 이상이 나왔으며 생략된 단어 없이 읽음'으로 구체화됐다.
수학 수업은 AI 코스웨어 활용 사전지식 탐색·진단과 심화 문제 해결하기, 생성형AI에 '참주제' 관련 질문하기 등에 활용됐다.
수학에서 AI코스웨어 활용으로 보다 구체적인 피드백이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학생이 제출한 문제해결의 최종 결과를 평가했다. 활용 후에는 학생들이 문제해결 과정을 AI와 소통하고, 문제해결 과정을 세분화해 서술형 형태로 이뤄졌다. 학생이 쓴 수식을 AI가 전산화해 과정을 분석하기 때문에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방대한 수학 개념과 문제 해결 과정 중 학습자가 원하는 것을 고르는 맞춤형 수업은 물론, AI튜터 도움으로 교사는 학생을 지도할 여유가 생긴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글쓰기 수업에 활용된 AI코스웨어도 '글에서 사용한 어휘량이 반별 어휘량 평균보다 50개 정도 많음' 등의 통계를 통해 데이터 기반의 피드백을 하고 어휘 적합성, 맥락 일관성, 문법 적절성 등 구체적인 영역별 피드백을 제공했다.
울산외고는 “AI코스웨어를 활용한 수업 모델 개발과 적용으로 학습자의 개별 특성과 수준을 반영한 개별 맞춤 학습 과제와 활동을 구성하고, 교사는 학습자에 대한 사회적·정서적인 지도자의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며 “학생의 아랍어 읽기 활동, 글쓰기 활동 등을 교사가 정성적으로만 평가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 분석과 통계를 제공받아 이를 바탕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장점”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동신중학교는 개인별로 학생의 수학에 대한 이해도와 성취도가 달라 정규 수업 시간에 학습 부진을 회복하기 위해 AI코스웨어 활용의 도움을 받았다.
동신중은 AI코스웨어를 '기계적 학습' 도구로 사용했다. 학생 수준에 맞는 과제와 결과를 얻기 위해 '문제풀이-채점-복습'의 과정을 AI코스웨어로 대체했다. 학생은 일주일 단위로 문제 풀이 과제를 받고 AI코스웨어의 피드백에 따라 문제풀이 학습을 했다. 이 과정에서 교사의 단순 노동량이 상당히 줄었다는 평가다.
단순 노동량 감소로 교사는 학습 동기가 낮은 학생의 관심을 유도하는 데 집중했다.
수학에 관심이 높은 학생은 AI코스웨어에 흥미를 갖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주어지자 이전보다 더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학습 자체에 흥미가 없는 학생은 AI코스웨어 활용 수업이 오히려 동기를 저하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습 의욕이 낮은 학생은 새로운 형태 과제에 어려워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개개인 수준에 맞는 과제가 제공되는 경험이 쌓이자 과제 제출에 성취감을 느끼고 AI코스웨어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이 높아졌다.
AI코스웨어에게 문제풀이 시간을 맡긴 뒤에는 조별 토론과 발표와 같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과정에 집중하는 수업이 가능해졌다. 처음 AI코스웨어를 활용한 이유는 학생의 문제 풀이에 대한 수업의 일부와 과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지만 수업에 여유가 생기면서 이전보다 창의적 수업을 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된 셈이다.
AI코스웨어 활용은 교사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학생들에게 과제 수행을 독려하기도 편리해졌고, 문제 해결 과정을 봐야 하는 수학 교과의 특성에 따라 교사 대시보드를 통해 문제풀이 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과제를 잃어버려 점검이 어렵거나, 따로 수집해야 하는 불편도 해소됐다.
동신중 측은 “교과서 내용을 바탕으로 하는 AI코스웨어가 구성되면 교사가 해야 했던 기계적 문제 풀이는 코스웨어에 맡기고 창의적이고 '비효율'을 추구하는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많은 시간이 소비되는 문제풀이를 AI코스웨어로 제공하면 사교육이 수행했던 학습을 학교가 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