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이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를 가동하고 실적 반등에 나선다. 대전 메가 허브는 3000억원을 투입해 2년 반 동안 조성한 대형 물류 거점이다. 택배 신규 물량 유치, 운영 효율성 제고를 통해 중장기 목표로 제시한 '비전 2025'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대전 메가 허브를 완공하고 금주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돌입한다. 지난 10월께 전반적인 시설 공사와 물류 장비 구축을 마친 후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가동률을 높여왔다. 시범 가동을 통해 차세대 물류 시스템 운영 등 세부 조정까지 완료했다.
대전 메가 허브는 연면적 14만9110㎡, 일일 최대 170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진 IR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 메가 허브 가동 시 한진 일일 처리 물량은 288만 박스까지 늘어난다. 일일 처리 물량 249만 박스의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제치고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외형은 물론 수익성도 제고할 방침이다. 한진은 대전 메가 허브 가동을 시작으로 전국 택배 허브를 10개에서 5개로 줄이고 '허브앤스포크' 체계를 강화한다. 대전 메가 허브를 중심으로 동서울, 원주, 칠곡, 광주에 중형급 허브를 배치해 경유지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물류 시스템도 대거 배치했다. 일반 화물을 분류하는 크로스벨트 소터를 5대, 이형화물 분류에 필요한 휠소터를 7대 투입했다. 화물 체적인식과 자동 분류에 필요한 3D 자동스캐너는 80대 배치했다.
한진은 네트워크 개편과 자동화를 통해 박스당 간선비용 10%, 조업비 12%가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매출 약 550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개선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진은 대전 메가 허브 가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나선다. 한진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조8076억원, 영업이익 12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2% 증가했다. 컨테이너 터미널 자회사가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가운데 글로벌 e커머스 물량과 택배 신규 고객 유치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직구 물량이 확대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크로스보더(해외직구·역직구) 시장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메가 허브를 중심으로 한 택배 사업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조현민 한진 사장도 대전 메가 허브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조 사장은 창립 80주년이 되는 2025년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이라는 중장기 목표 '비전 2025년'을 공언한 바 있다. 지난해 이사회 합류와 함께 경영 일선에 나선 만큼 올해 본업인 택배 사업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직구를 비롯해 e커머스 물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메가 허브를 통해 택배 사업의 외형과 수익성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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