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1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미국 엑손모빌 자회사로부터 주택 임대 수익을 받은 의혹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청문회 초반에는 자료 제출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1시간가량 파행을 빚기도 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의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3개월 간 엑손모빌 자회사가 (후보자의 용산구 소재 자택에) 근저당을 설정했는데, 건물 어디를 얼마에 임대한 것이냐, 무슨 용도로 썼느냐”며 집중 추궁했다.
해당 의혹은 전날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제기한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가 월 1200만원의 임대료를 받은 꼴이라며, 미국 기업이 우리나라 고위층을 관리하는 수단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에 조 후보자는 '자택의 한 층은 가족이 거주하고, 또 다른 층은 임대를 내줬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엑손모빌과의 연관성은 전면 부인했다. 그는 “(임대 기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갑자기 공직을 그만뒀고, 다시 공직으로 돌아간다는 희망이 없어 혜택을 줄 이유가 없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덕수 총리와 권영세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이같은 '고액 월세 로비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한 총리는 엑손모빌과 AT&T로 부터, 권 장관은 모토로라 자회사에 주택을 임대하고 선 월세를 받는 방식으로 임대수익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이날 질의에 앞서 여야는 자료제출 공방으로 1시간이상 청문회가 파행되기도 했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재산이 절반 가량 줄어든 사유에 대한 자료, 배우자의 증여세 관련 자료 등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의겸 의원은 후보자의 아들이 둘다 공익판정은 받은 점, 후보자도 6개월간 방위를 했다는 점에 대한 자료 제출을 추궁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