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역대급 판매 기록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신기록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 미국 연간 판매 실적에 따르면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65만2821대를 판매했다. 미국 진출 후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이다. 지난해 11월 기존 최다 판매 기록인 2021년 148만9118대를 넘어 사상 처음 연간 판매 150만대를 달성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스텔란티스(153만3670대)를 제치고 GM(257만7662대), 토요타(224만8477대), 포드(198만1332대)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친환경차와 제네시스, 레저용차량(RV) 등 이른바 고부가가치 차량이 수요을 견인한 영향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친환경차 27만8122대를 팔아 전년 대비 52.3% 증가했다. 2021년 연간 판매 10만대를 처음 넘어선 이후 2년 만에 판매량이 2.7배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 미국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2020년 3.2%에서 지난해 16.8%까지 5배 넘게 커졌다. 미국 친환경차 시장 내 점유율도 2021년부터 3년 연속 20%를 넘겼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전년 대비 22.6% 증가한 6만9175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는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판매 증가를 이뤘다. 지난해 2월부터는 11개월 연속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미국 시장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RV 부문에서 강세를 보인 것도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현대차·기아의 RV 차량은 총 121만8108대로 전년 대비 15.9% 증가했다.
업계는 올해부터 코로나19 여파가 완전히 가시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기아 역시 공격적인 판촉 전략으로 미국 판매 확대를 추진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까지 미국 시장에서 총 94만6962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해 이르면 올해 1분기 누적 판매 100만대 달성이 유력하다.
제네시스도 지난해와 비슷한 판매 추세를 보이면 올해 3분기께 미국 시장 누적 판매 30만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제 현대차·기아는 가성비가 좋은 브랜드를 넘어 품질과 브랜드를 내세워 미국 소비자가 지갑을 기꺼이 여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미국)=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