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스스로 성장하는 시간과 공간 만들어줘야”
미국 아이비리그 등 최상위권 대학 지원자 매년 늘어
“미국은 4000개가 넘는 대학이 있습니다. 꼭 아이비리그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어요”
베니토 로드리게 전(前) 하버드대 입학 코디네이터가 미국으로 유학하려는 한국 학생에게 대학 선택의 기준을 조언하며 한 말이다. 그는 무작정 최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기보다 자신이 어떤 분야의 공부를 할 것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족, 친구 등의 의견에 휩쓸리지 말고 자기 적성과 성향에 맞게 공부할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에듀플러스는 베니토 전 하버드대 입학 코디네이터가 들려주는 미국 대학 입시 경향, 미국 대학 입학 준비 방법 등을 정리했다.
◇아이비리그 등 최상위권 대학, 지원자 매년 증가
최근 미국의 아이비리그 등 최상위권 대학은 매년 지원자가 늘어나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대학들이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커져 다양한 국적의 학생을 뽑으려는 것도 추세 중 하나다. 미국 내부에서는 다양성 강화로 다른 국가 학생의 선발 비율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미국 국민이 입학할 자리가 줄어든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원 대학 선정, 대학 순위보다 관심 영역
많은 수험생이 미국 대학 순위 하나만을 가지고 지원할 대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한 것은 현재 대학 순위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매년 대학의 순위 변동이 있기 때문에 대학 순위만 가지고 4년을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대학 순위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분야에 관심 있는지, 앞으로 대학에서 어떤 영역을 배울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관심 있는 전공의 필수 과목 종류까지도 확인할 것을 추천한다. 대학의 크기, 전체 재학생과 학부 인원, 수업 당 학생 수, 졸업생 취업률 등을 살펴보고 자신에게 꼭 필요한 2~5개 기준으로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대학마다 강점이 있는 전공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자기 적성 분야를 우선으로 지원 대학 리스트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 대학 순위가 비슷한 학교 가운데 지원을 고민한다면, 각 대학에 입학했을 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대학이 위치한 지역의 날씨, 인종 분포, 학교 재정, 지원학과 커리큘럼 등 대학의 다양한 측면도 살펴야 한다.
◇학업 외 시간 네트워킹 등 다양한 활동 필요
미국 대학은 학업 성적뿐 아니라, 학생이 수업 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를 본다. 어쩌면 학업 성적보다 더 중요한 평가 요소일 수 있다. 학부모는 자녀에게 공부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을 만나 여러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아이의 관심 분야가 무엇인지, 평소 무엇을 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지를 살펴야 한다. 아이의 창의력이 어느 분야에 쓰이면 좋을지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짜인 과제, 공부, 일정 등을 강요하기보다 자녀에게 시간과 공간을 허용해야 한다. 부모가 정해 준 환경에서 수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 학업 외에도 인간으로 바르게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나를 설명할 스토리텔링 능력 중요
미국 최상위권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학생을 평가할 때 전체적인 부분을 본다. 공부하고 싶어 하는 분야의 공부를 잘 하는지부터 학생 개인의 장점, 리더십, 다른 교사의 평가 등 다각적 측면을 보고 학생을 판단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스스로가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무엇을 잘 하고, 어떤 것을 하는데 시간을 쏟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다. 예를 들면 학생이 일기 쓰기, 명상, 기도 등 다양한 취미 활동을 했을 때 그 활동 경험을 통해 자신이 성장하고 배운 부분을 스토리텔링 할 수 있어야 한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