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간) 세계 산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CES 2024'가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렸다. 올해 CES를 어느 해보다 뜨겁게 달궜던 주제는 단연 '인공지능(AI)'이다.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등 국내 정통 정보통신기술(ICT) 대기업은 물론 현대기아차그룹, 두산그룹, HD현대그룹 등이 자동차와 중공업 기업까지 가세해 AI에 초점을 맞춰 미래 기술과 방향을 제시했다.
해외 기업으로는 구글과 아마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CES에 부스를 마련하고 AI를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구글이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온디바이스 AI' 전략을 선보였고, 아마존은 자체 생성형 AI '알렉사'를 접목해 운전자와 대화가 가능한 차량까지 BMW와 함께 선보였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차량 연결 기술인 '안드로이드 오토'의 새로운 기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구글 지도와 실시간 배터리 정보를 공유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예상 배터리 레벨을 제공하고 경로에 있는 충전소를 추천하는 등의 기능이 추가됐다. 인텔은 차량에서도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반도체를 공개했다.
CES는 AI가 이제 상용화를 넘어 본격적으로 산업과 실생활에 다가왔다는 신호탄이 됐다. 또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AI 적용이 주를 이뤘다면 앞으로 하드웨어 산업 전반에 AI와 로봇의 결합이 가속화될 것임을 보여준다.
업계 전문가들은 AI의 핵심이 데이터 학습과 교육이라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정제된 고급 데이터가 많은 분야일수록 AI를 도입할 때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표적 산업군은 의료 분야다. 2018년 AI의사 '닥터앤서'를 만들어 현장에서 잘 활용하고 있다. 의료뿐 아니라 모빌리티, 교육, 법률, 금융 분야도 AI 활용성이 높은 분야다. 지식 기반 데이터가 잘 축적된 산업일수록 AI 전환 효과가 커질 수 있다. AI 활용과 기술개발은 곧 산업 경쟁력이자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은 최근 연방 차원에서 AI훈련법을 제정했다. 50개주 연방 공무원은 반드시 AI 관련 교육과 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고위급 정책입안자부터 AI에 대한 생각을 갖춰야 AI 패권 경쟁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전략이 깔린 셈이다.
우리나라 역시 이 같은 인식과 교육이 필요하다. 위에서부터 AI 정신으로 무장해야만 산업 생태계 체질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올해 CES에는 국내 산업 정책 방향과 기업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많은 정부 인사와 대기업 임원진들이 현장을 경험했다. CES에서 보고 터득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국내 AI 진흥 정책과 산업에 반영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