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에 연초부터 훈풍이 불고 있다. 새해 첫 코스닥 상장 주자들이 연이어 희망공모가 대비 높은 수요예측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개 IPO 종목이 연속으로 공모가 대비 4배의 수익률을 거두면서 시장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올해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대형주 에이피알의 다음달 공모 흥행 여부에 따라 토스 등 유니콘 기업 상장 시계도 빠르게 움직일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6일부터 우진엔텍과 HB인베스트먼트가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개시한다. 17일에는 현대힘스와 포스뱅크가 청약에 들어간다. 케이웨더(22일), 이닉스(23일), 스튜디오삼익(25일) 등 7개사가 연초부터 공모 절차에 한창이다.
이달 일반 공모를 개시할 4개사 모두 공모가액이 희망가 상단을 초과해 정해질 전망이다. 우진엔텍은 이날 희망공모가 상단인 4900원보다 8.16% 높은 5300원으로 공모가액을 확정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상장기업의 상장일 가격 변동 폭이 두 배로 커지면서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일단 높은 가격을 써내는 분위기”라면서 “현대힘스와 유니콘 에이피알의 상장 성적이 향후 시장 방향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상장한 대형주 다수는 현재까지도 공모가는 물론 시초가 대비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LS머트리얼즈는 공모가(6000원) 대비 7배가 넘는 4만4000원선에서, 시초가(1만9940원)의 3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공모시장에서 5200억원대의 대규모 자금을 모집하며 흥행에 실패했던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흥행 실패가 무색하게 공모가(3만6200원) 대비 6배를 웃도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공모주 시장이 에이피알 등 다가올 대형주 상장에 주목하는 이유다. 특히 오는 22일부터 수요예측을 개시하는 유가증권시장 올해 첫 상장기업인 에이피알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이후 등장한 몸값 1조원대 유니콘이다. 상장주관사가 산정한 에이피알의 기업가치는 1조8733억원이다. 앞서 공모주 흥행을 거뒀던 디에스단석, LS머티리얼즈보다 몸집이 크다.
현재 주요 증권사들은 토스의 IPO 상장 주관을 위한 입찰제안서 제출을 완료했다. 컬리, 케이뱅크, 오아시스 등 지난해 상장 시장 부진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던 주요 기업 다수도 시장 분위기를 살펴 상장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