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다자개발은행(MDB)들이 개발도상국 녹색전환에 대대적인 원조자금을 지원하면서 탄소중립 목표를 향한 선진국의 개도국 지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친환경 모빌리티 등 한국 기업의 해외 녹색산업 진출 기회도 확대될 전망이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지난해 464개 개도국 개발 프로젝트에 사상 최대규모인 131억유로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EBRD 중장기 에너지 부문 전략'에 따르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EBRD 역내 지역에서만 2030년까지 연간 약 1800억달러 투자자금이 필요하고 이 중 전력부문에만 연간 1300억달러를 투입이 필요하다.
EBRD은 지난해 투자자금 80%에 달하는 100억유로 이상을 민간을 통해 조달했고, 전체 조달자금의 50%인 65억유로를 녹색 전환분야에 투자했다. EBRD는 '2024~2028 에너지부문 전략'을 공개하며 중장기적으로 메가와트단위에서 기가와트단위로 재생에너지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지속할 것을 시사했다.
세계은행(WB)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직후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1년 동안 조달자금 45%를 기후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해 연차총회에서 2030년까지 총 1000억달러 규모의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를 발주할 것을 예고했다.
MDB들이 개도국 녹색 전환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가운데,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한국 민간기업의 해외 녹색산업 진출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해외 녹색시장에서 국내 대기업들은 그린수소, 매립가스발전, 해수담수화, 전기차 양극재 등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주로 수주했고, 중소기업 중에는 아프리카 가나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 무상ODA 등을 수주한 바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MDB가 민간자금까지 동원해 급속히 확대하는 다양한 녹색전환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개도국의 녹색사다리 역할을 하고 국제 감축사업과 연계해 국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에도 기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
이준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