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반도체 생산 공정 핵심원료인 '초순수(고순도 공업용수)'를 내년까지 국산화할 계획이다. 반도체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초순수 설계·운영 기술 100%, 시공 기술·핵심 기자재 70% 국산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수공은 내년까지 경북 구미 SK실트론 내 '초순수 실증플랜트'를 중심으로 설계부터 시공·운영에 이르기까지 초순수 국산화를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초순수'는 반도체 표면에서 각종 부산물, 오염물 세척 등 반도체 제작 공정 전반에 사용되며, 불순물이 거의 없는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최고난도 수처리 기술로 꼽힌다. 수공은 2021년 11월 환경부·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함께 경북 구미 SK실트론 내 초순수 실증플랜트를 착공했다.
SK실트론 내 실증플랜트는 하루 2400톤 초순수 생산을 목표로 외산장비를 활용하는 1단계와 국산장비를 사용하는 2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 시설은 수질검증을 거쳐 작년 5월부터 SK실트론에 초순수를 공급, 웨이퍼 생산에 사용되고 있다. 2단계 시설은 지난달 구축을 마쳐 올해 성능검증·준공 후 초순수를 국산장비로 생산해 웨이퍼 양산에 사용할 예정이다.
수공은 내년까지 초순수 설계·시공·운영 전반에 걸친 국산화를 지속 추진할 방침이다. 초순수 실증플랜트에 인공지능(AI) 등 최첨단기술과 접목한 디지털 트윈 운영 체계도 도입한다. 실증플랜트 기술도서 3종(운영·위기대응·시운전 절차)과 운영백서도 발간해 운영 리스크를 해소하고 기술력 고도화를 추진한다.
수공 관계자는 “자율주행, AI,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고성능 반도체 부속품이 필요하고 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고순도 초순수가 필수”라며 “초순수 실증플랜트 준공 단계에서 초순수 설계·운영 기술 100%, 시공 기술·핵심 기자재 70% 국산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트윈과 AI가 접목된 기술은 초순수 분야에서 아직 적용된 사례가 없다. 초순수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해외 운영기술보다 더 고도화된 기술”이라면서 “해외기술과 국산기술을 직접 비교해 객관적으로 우수한 국내 기술의 성능을 입증하고 공식인증과 실적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부는 미국·일본 등 초순수 기술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극복을 위해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와 연계한 '국가 초순수 플랫폼센터'를 2030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실증 규모의 테스트를 통해 기업들의 실적과 기술 신뢰도 확보를 지원하고 소·부·장 기업을 육성할 방침이다. 단계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질 분석기술을 확보하고, 핵심 전문인재를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