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올해 송·변전 조직 인력 일부를 미래 전력 사업 분야로 재배치하는 인력 효율화에 나선다. 전력 산업 핵심 인프라가 변압기 등에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한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 따른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송·변전 조직·인력 효율화 1단계 시행 계획'을 수립했다. 국내 전력 사업 변화에 따라 내부 조직과 인력 운용 체계를 효율화하는 게 핵심이다. 한전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거쳐 최근 전국 사업장으로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획에 따르면 한전은 9개 본부에서 총 80명을 재배치한다. 차장급인 3직급 15명과 대리·과장급인 4직급 65명이 대상이다. 한전의 송변전 관련 인력은 3000여명으로 파악된다.
먼저 창원, 새만금, 남울산 등 7개 345㎸ 변전소의 근무 체계를 기존 주야간 교대근무에서 일근으로 전환한다. 각 변전소 근무 인력은 9명에서 2명으로 대폭 줄인다. 그동안 변전소 운전원이 조작한 설비는 급분전소에서 통합 운영한다.
또 각각 9명이 근무한 345㎸ 변전소와 급전분소 기능을 합쳐 4개 통합급전분소를 구축한다. 근무자를 각 거점 당 14명으로 정했다. 아울러 계통운영센터 조장 직급을 기존 3직급에서 숙련도가 높은 4직급으로 하향 조정한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계획은) 지난 2021년부터 준비해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하게 됐다”면서 “다양한 디지털 신기술 활성화로 새로운 직무가 많아진 것을 고려한 인력 운영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재배치 인력 80명을 미래 산업 관련 부서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내 ESS, 유연교류송전시스템(FACTS) 등 특수설비 운영을 비롯해 디지털 진단, 계통 계획, 전력지사 계통·안전 등 전담 부서를 신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존 계통운영센터 조장을 맡았던 3직급 인력을 디지털 진단, 지중·지역지원 전담으로 전환해 전문성을 강화한다. 급전분소와 순회진단팀, 안전 등 기존 부서 인력을 보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전은 이번 계획을 시행하기 위해 2022년 강원 등 4개 본부에서 시범사업을, 지난해에는 혁신 TF 구축과 노·사 협의 등을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조직·인력 효율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기존 대비 약 96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디지털진단, 특수설비 등 전담인력을 보강, 전력 관련 디지털 전문성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전 관계자는 “변압기, 개폐장치 등 기존 설비 관련 업무가 예방진단 등 디지털화 기술을 적용한 분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사업장별 여건을 고려하고 (계획 실행에 따른)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해 재배치 방안을 추가 발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