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으로부터 습격당해 치료를 받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식적으로 당무에 복귀했다. 이 대표는 통합과 총선 승리를 강조하며 국민들이 윤석열 정권 심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1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는 주어진 권력을 제대로 행사했는지에 대해 평가하는 것”이라며 “이번 총선은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권력에 대한 심판 선거”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가덕도에서 괴한에게 습격당한 뒤 부산대학교병원을 거쳐 서울대 병원에서 혈관재건술을 받았다. 이후 중환자실로 옮겨졌다가 일반병실에서 치료받은 뒤 지난 10일 퇴원했다. 이 대표는 바로 복귀하지 않고 회복을 위해 자택에서 휴식했다.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의 첫 메시지는 정권 심판이었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으로 정부·여당의 잘못을 문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모든 국민에게 평등해야 할 법이 특정인에게는 특혜가 되고 있다. 똑같은 잣대가 누군가에겐 휘어졌다”며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나라로 후퇴했다. 수십년간 정말 많은 사람이 목숨 바쳐 만든 민주주의도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선 승리를 위한 민주당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통합과 혁신 공천을 통해 윤 정권의 심판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해 통합하겠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혁신적인 공천을 통해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이겠다”고 했다.
다만 이 대표는 복귀이후 과제가 산적했다. 우선 이 대표는 현역 의원의 추가 탈당을 막아야하는 과제가 있다. 당내에서는 현역의원 하위평가자 중 일부가 각 지역 선거 판세 유불리에 따라 공천 과정 시작 이전에 추가 탈당해 제3당으로 향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낙연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미래(가칭)'와 비명(비 이재명) 혁신계로 분류됐던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정의당 일부가 의기투합한 미래대연합(가칭) 등이 현역 의원들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다.
예비후보 검증 과정에서 발생한 부실검증과 과다검증 논란도 부담이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검증위)는 성비위, 비리 등의 의혹을 받은 일부에게 예비후보 등록 자격을 부여하고 대신 다른 일부에게는 '당정협의 비협조' 등 석연치 않은 이유로 예비후보 등록을 불허하는 등 논란을 일으켰다.
이 대표는 최근 일부 인사들의 탈당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유독 통합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열린 인재영입식에서도 이낙연 전 대표의 이름을 언급하며 “안타깝게도 이 전 대표가 당을 떠났다. 몇몇 의원도 탈당했다”면서 “통합·단합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이는 통합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을 강조함으로써 추가 탈당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민생을 총선 최우선 과제로 내세울 전망이다. 이를 위해 민주당 지도부는 이르면 이번 주에 민생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권심판론의 도구로 민생과 통합을 활용하는 셈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를 마친 뒤 취재진에 “(공천은) 절차적 과정을 밟는 중”이라며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당의 역할이고 이번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 현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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