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제3자 배달 확대 나선다...배대업계도 지각변동

배민, 제3자 배달 확대 나선다...배대업계도 지각변동

배달의민족이 배달 서비스에서 자체 물류가 아닌 '제3자 배달대행(3PL)'을 확대 도입한다.

3PL은 물류 배송업무를 배달 대행사에 일부 또는 전체 위탁하는 방식이다. 배민은 그간 자체 배달 중심으로 사업하며 3PL을 극히 제한적으로 활용해왔다. 1위 사업자인 배민이 대규모 3PL을 도입할 경우 배달 플랫폼 사업자간 서비스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배달대행 사업자의 순위 변동도 나타날 수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복수의 배달 대행 사업자와 3PL 진행을 협의하고 있다. 대규모로 배송 기업간거래(B2B) 위탁 계약을 타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민은 빠르면 다음 달부터 3PL을 지역별로 순차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배민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차원에서 위탁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배달 품질 개선과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요기요가 부릉·바로고·생각대로와 손잡고 3PL을 시작한 바 있다. 배달 수요가 폭증할 때 라이더 수급에 유리하다. 상대적으로 자체 배송 서비스에 비해 고객 충성도는 떨어질 수 있다.

배민은 3PL 확장으로 배달 품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간 배민1 배달은 정규직 라이더 회사인 '딜리버리N'과 파트타임 배달기사 '배민 커넥트'가 주로 수행했다. 이 때문에 라이더 수급 부족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배민1 배달 지연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3PL을 도입하면 수급 부족으로 발생했던 배달 지연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

배민이 3PL을 활용하면 자체 물류 운영보다 핵심 비즈니스에 전념할 수 있다. 배달 전문성을 띤 배달 대행 플랫폼에 주문 수행을 맡긴다면 커머스 등 배민이 확장하고자 하는 신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겨서다.

업계는 배민이 3PL을 시작하면서 배달료 단가·품질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본다. 통상 B2B 주문은 대량으로 계약을 체결하며 배달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이츠 역시 본사 B2B 계약을 통한 3PL 노선을 따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쿠팡이츠는 일부 지역내 배달 대행 플랫폼 지사와 위탁 계약을 체결해 배달을 수행 중이다.

배민이 3PL 도입을 본격화하면서 배달 대행 업계에도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배달 앱 주문 점유율 70%를 가지고 있는 배민 주문을 수행하는 배대사와 그렇지 못한 배대사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