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수도권 시·도당 신년회에서 수도권 지역구를 탈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야권 핵심 의원들을 겨냥한 이른바 '자객 공천' 전략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17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인사말에서 “마포을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한 곳이니 이번에도 어차피 정청래가 될 것이라고 자조 섞인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쩔 수 없지 않다. 왜냐하면 총선에서 김경율이 나서겠다고 하기 때문”이라며 김경율 비대위원을 정 의원의 맞상대로 직접 지목했다.
마포을 지역은 정 의원이 17대, 19대, 21대 국회의원을 지낸 곳이다. 한 위원장은 정 의원을 개딸 전체주의, 운동권의 특권 정치, 이재명 사당으로 변질된 안타까운 지금의 민주당을 상징하는 얼굴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경율 회계사는 진영과 무관하게 공정과 정의를 위해 평생 싸워왔다”며 “부조리가 있는 곳, 약자에 억울한 일이 있는 곳에 늘 김경율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김 비대위원은 '조국 사태'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한 책 '조국 흑서'를 공동 집필해 유명해 졌다. 지난달 출범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 합류했다.
김 비대위원은 “낡은 시대와 이념을 청산하라는 과제를 준다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며 “인천 계양, 그리고 이곳 마포에서 국민의힘에는 험지라는 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런 분들을 더 모셔서 곳곳에서 서울시민들에게 제시하고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전날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도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할 사람으로 '이재명 저격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목하며 힘을 실어줬다.
다만 한 위원장이 자객 공천 방침을 밝힌 지역에는 이미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이 있는 곳도 있어 일부 반발도 예상된다. 마포을의 경우 현재 김성동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김경율 비대위원을 전략공천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공천은 시스템에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기는 공천도 중요하다”며 “명백하게 져 왔던 험지에서 초반에 나서주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위원장은 여의도에서 4~5선 중진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오찬은 총선 승리를 위한 총의를 모으는 자리로, 지난 달 사퇴한 김기현 전 대표를 비롯해 권성동, 정진석, 주호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