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정·재계 지도자들 사이에서 기후위기가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의 기후대응을 지원하는 '녹색 사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행사 셋째 날인 17일(현지시간) 다보스 국제회의장에서 특별연설을 통해 기후위기가 야기하는 실존적 위협에 각국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지난해 지구촌 온도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며 가뭄·폭풍·화재·홍수로 세계 각국과 지역 사회가 큰 피해를 입었다”면서 “지구 온도는 1.5°C를 넘어 3°C를 향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인류재앙을 초래할 지구온난화가 이미 골든타임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 전 세계가 행동에 너무 소극적이라고 질타했다. 선진국은 여전히 탄소배출량은 늘리는 데 열중하고 있고, 개도국은 재정여력이 더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기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지금 당장 정의로운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행동에 옯겨야한다”면서 “전 세계 극빈국 75개국 이상이 재정적자 문제에 직면했고 기후위기는 많은 국가의 재정상황을 더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개도국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3배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각국 장관·최고경영자(CEO) 등 20여명은 동맹을 결성해 약 2조2000억~2조8000억달러 규모를 자금을 쏟아붇겠다고 약속했다.
로베르토 보카 다보스포럼 에너지·원자재 센터장은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은 기후위기 해결에 필수지만 현재 투자 수준은 변화의 규모와 속도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면서 “(동맹을 통한) 자금조달은 안전하고 공평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이고 기업 입장에서는 개도국이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만큼 분명한 기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다보스포럼 '태평양 지역 선도' 세션에 패널로 참석해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한 한국 정부가 태평양 지역 개도국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롭상남스라이 어용에르덴 몽골 총리와는 별도 회담을 갖고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 총리는 “한국이 제안한 무탄소연합(CFA)이 '탄소중립 태평양'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한국은 개도국의 기후대응을 지원하는 '녹색 사다리'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몽골이 전략적 동반자이자 우리 인태전략의 주요 파트너로서 희소금속, 기후변화대응, 인프라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