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나침반]강훈식 의원 “與 본질 흐려도…총선은 '尹정권 심판'”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정권심판'으로 규정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총선 전선을 흐릿하게 만들더라도 본질은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강 의원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이후 야당이 계속해서 한 위원장과 이재명 대표간 '대결' 프레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결국 이번 총선의 제 1과제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평가”라며 “손바닥으로 가린다고 해서 가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한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받았거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면담에 나섰다면 파괴적인 행보라 할 수 있겠으나 전혀 그렇지 않지 않냐”며 “본질을 건드리지 않고 있으므로 민주당은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후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3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기존 보수 지지층만 열광시킬 뿐 중도층으로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강 의원은 한 위원장을 '셀럽'에 비유하며 “신선해서 잠시 주목받는 것일 뿐”이라며 유효 기간이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러면서 본인은 “특채도, 경력직도 아닌 신입사원부터 시작한 '직업 정치인'으로서 끊임없이 쓸모를 증명해 나가야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건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강 의원은 인터넷 정당 '정정당당' 대표로 선출된 뒤부터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 총선 낙선, 2012년 총선 경선에서 패배했으나 2016년 충남 아산을에서 첫 번째 당선증을 거머쥔 뒤 2020년 재선에 성공했다. 당내에서 계파적 색이 옅고 합리적인 인물로 꼽힌다.

재선 의원인데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보건복지위 간사를 거쳐 지난해 예산결산특별위 간사를 맡았다. 지역 출신 인재를 고향으로 재유입하는 일명 '연어법'과 국민적 관심을 받았던 '민식이법', '아동보호법' 등도 연달아 대표 발의했다.

여야 의원의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의 단장도 맡고 있다. 오랜 기간 이들의 고충을 귀담아듣고 해결사를 자처하면서 스타트업계 '맏형'으로 불린다. 지난해 말 유니콘팜에서 1호법안으로 공동발의한 '주차장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이 법안은 공유자동차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으로 낡은 규제를 개선한 것이다.

강 의원은 “스타트업 대부분은 우리 사회의 불편한 점이나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기에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정부 예산안에서 연구개발(R&D) 예산이 삭감된 데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했다. 그는 “국가가 미래를 대비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며 “미래 예산은 깎으면서 대통령 순방예산은 늘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로 계속 지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최근 민주당내 현역의원 탈당 및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등으로 당내 분위기가 혼란스러운 데 대해선 “민주당 내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천을 받지 못할 걱정에 탈당하는 모양새가 됐다. 그렇기에 명분도, 울림도 없다”며 이들 제3지대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 의원은 충남 아산을 지역에서 3선에 도전한다. 아산은 지방 도시 중 지난 30년간 인구가 증가한 2개 도시 중 한 곳이다. 강 의원은 “요즘 보기 드물게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고, 태어나는 곳”이라며 “도시가 의료, 교통, 교육, 문화 등이 잘 갖추어진 양적 성장뿐 아니라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기 좋은 도시'로서 질적 수준을 높이는데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재선 의원에 도전하면서 '미드필더' 역할을 내세운 바 있다. 그는 “40대 의원으로서 아래로는 자식을 키우고 위로는 부모를 모시는 심정으로 의정활동을 했고, 또 재선의원으로 초선의원들을 잘 이끌고 중진 의원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자처했으며, 마지막으로는 충청 의원으로서 서울·수도권과 지방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 등을 약속했다”며 “이러한 미드필더로서 해야 할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3선 의원이 될 경우 역할 변화를 묻자 그는 “끊임없이 나를 증명하며 여기까지 왔다”며 “3선이 되어도 계속 증명해 낼 것이며, 특히 정권 교체에 중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