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사실상 일부 인사를 겨냥해 불출마를 압박했다. 임 위원장은 올드보이와 검찰 정권 탄생 책임자 등에 부정적인 생각을 내비쳤다. 아울러 임 위원장은 비례대표제 개편과 관련해 '소수정당 배분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제안했다.
임 위원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천 기준과 선거제도 등에 관한 공관위의 의견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검찰 정부 탄생에 책임이 있는 인물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임 위원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문재인 정부 시절 헌신한 동지들을 일괄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어떤 조치를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검찰 정권의 탄생에 본의 아니게 기여한 사람이 있다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이른바 올드보이나 중진 용퇴론은 부정하지 않았다. 민주당에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중진 의원은 국회의장을 지낸 박병석 의원(6선)과 우상호 의원(4선) 등이다. 3선 의원인 김민기 의원도 지난 19일 불출마를 선언하며 불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원로 정치인들의 출마도 잇따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해남·완도·진도)과 5선 의원 출신인 이종걸 전 의원(서울 종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전북 전주병) 등이다.
임 위원장은 이들의 출마를 막지는 못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천 심사 기준에 국민 여론을 반영하겠다고 했다. 만약 올드보이 용퇴론이 나온다면 공천 심사 기준에 이를 포함하겠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이날 국민이 단순하게 경선에만 참여하는 것을 넘어 이들이 공천 기준 작성하는 과정에서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겠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교체 대상인 분들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국민에게 부정적인 입장을 받을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해서 국민의 선택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자발적으로 멈추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또 “국민들이 (올드보이 용퇴 여론을) 공천심사기준으로 먼저 정해주면 반영하겠다. 심사기준을 반영한 뒤 국민경선과 당원경선 등을 합쳐서 공천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임 위원장은 현행 비례대표 선거제도인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대신 소수정당 배분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제안했다. 전국을 크게 세 권역으로 나눈 뒤 3% 이상의 지지율을 얻은 소수 정당에 30% 이내로 비례 의석을 추가로 배분하는 형태다.
임 위원장은 “준연동형비례대표제는 실패로 끝났다. 이를 고집한다면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을 하겠다고 한다”며 “민주당은 위성정당을 만들 수 없는 상황이고 국민의힘에서 주장하는 병립형 회기는 명분이 없고 정치개혁의 실패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지역갈등”이라며 “타협안을 제시하는 것은 소수정당에 의석을 배분할 수 있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라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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