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식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받은 배달 플랫폼 3사가 정작 3년간 기본 배달 수수료를 동결했다. 다만 외식업주들은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팁'을 인상하면서 배달음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3사는 2021년 이후 3년 간 동일한 주문중개 이용료와 소비자 가격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배민의 수수료는 주문 건당 6.8%(배민1 기본형 기준), 쿠팡이츠는 9.8%(자체배달 수수료 일반형 기준), 요기요는 12.5% 수준이다. 그럽허브, 우버이츠 등 배달수수료가 15~30%에 해당하는 해외 배달플랫폼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외식업주들이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배달팁 비용으로 전가하면서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달치킨 가격이 고객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3만원을 넘어선 것이 대표 예다. 2022년 5월 한 치킨프랜차이즈가 일괄적으로 가격을 2000원씩 올린 것을 시작으로 다른 프랜차이즈들도 지난해까지 도미노로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더해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는 외식업주는 본인이 부담하는 '배달비'를 낮추면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 표기되는 '배달팁 가격'을 높이고 있다. 배민이나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앱의 단건배달 서비스는 업주가 총 배달비 중 고객에게 얼마를 부담시킬 지 결정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팁은 통상 2000~3000원대였지만 최근엔 4000원 이상인 배달팁을 쉽게 볼 수 있다”면서 “총 배달비는 변한 적이 없기 때문에 식당 업주가 본인 부담 배달비 비중을 낮추고 고객 부담 배달팁 비중을 높인 사례가 많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배달 3사는 배달 물가 안정에 동참하고 있다. 배민이 지난 17일 도입한 '배민1 플러스'는 배달 환경을 고려해 업주 부담 배달비를 2500~3300원으로 책정했다. 기존에 외식업주에 고객 부담 배달비를 맡기던 방식에서 배달비 자동책정 방식으로 바꿨다. 쿠팡이츠는 이미 업주 배달비 최소금액 설정, 세이브배달 등을 운영하고 있다. 요기요도 배달비 무료를 내세운 구독제 상품 요기패스X로 소비자 가격부담을 낮추기 위해 노력한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식업주들이 배달팁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 결국 배달산업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진기 KB국민은행 전문위원은 “당장 수익성 개선을 위해 매장 메뉴 가격보다 배달메뉴 가격을 높이거나 고객 부담 배달팁을 높이면 장기적으로 배달 주문 고객과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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