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희 진보당 의원의 행사장 강제 퇴장과 관련해 야당 주도로 열렸던 국회 운영위원회가 결국 파행됐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경호처장에 대한 책임을 주장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위원장인 윤재옥 원내대표와 간사인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를 제외하고 모든 의원이 불참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대통령의 생각과) 다른 말을 했다고 사지가 들려 나가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민주화 이후 경호처 직원이 (국회의원을) 함부로 대하는 일이 있었나”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난 18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동안 경호원들에게 제지당해 끌려 나갔다.
야당은 경호처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도 요구했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도 “공개된 영상을 보면 제압 시점에서 대통령의 신변에 위협된 일이 없었다. 행사에 차질이 있었더라도 행사주최가 할 일이지 경호가 나설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후 “윤 대통령의 사과는 물론 경호처장에게 직접 책임을 물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법률 위반 의혹도 제기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당시 상황은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대통령경호법) 제2조에 따른 경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경호처 소속 공무원은 직권남용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할 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경호상 위해 행위 탓에 강 의원을 제압한 것이라며 경호처를 엄호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운영위는 여야 합의로 운영해야 한다.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소집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며 “대통령실을 정쟁에 내몰리게 하려는 행위를 지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강성희 의원의 돌출 행동은 경호법상 명백한 경호법 위반”이라며 “국회의원이라서 제압하면 안 된다는 논리는 위엄한 특권의식이다. 국회의원으로서 품위에 어긋나지 않게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4당은 경호처장 등을 고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원내 고위관계자는 “논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면서도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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