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 김현주, '오컬트맛 스릴러 속 솔직함, 새로운 공감의 힘'(인터뷰)[종합]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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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를 주제로 한 다양한 감정조합의 독특함이 매력적” 배우 김현주가 연상호 감독과의 새로운 만남 '선산'을 이렇게 정의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선산'(극본 연상호 등/연출 민홍남)의 주인공인 배우 김현주와 만났다.



'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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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는 극 중 주인공인 윤서하로 열연했다. 정교수 임용을 위해 담당교수의 뒷요구를 들어주는 시간강사로서의 일상 속에서, 갑작스러운 상속문제부터 불륜 등의 사건들과 함께 억눌린 감정들이 하나씩 터지며 혼란을 겪는 캐릭터의 정서를 담백하면서도 묵직하게 그려내며 많은 호평을 얻었다.

또한 특별출연한 박성훈(남편 역)부터 박희순(형사 최성준 역), 류경수(이복동생 김영호 역) 등 전작을 함께 해온 배우들과의 케미와 함께 비쳐지는 색다른 감성면모는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갖게 했다.

김현주는 인터뷰 동안 진지하면서도 다정한 본연의 모습과 함께, '선산' 속 자신의 연기포인트들을 섬세하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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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과의 세 번째 만남, 어땠나?

▲작가로 함께 한 연감독님으로부터 극 전반의 분위기를 설명듣고, 민홍남 감독님과 소통을 나누며 접근했다.

참신한 소재와 캐릭터를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임했다. 감정선 조율에 대한 나름의 고민도 있었지만, 그만큼 재밌었다.

-참신하다 느꼈던 부분은?

▲소재부분과 함께, 제 스스로 추리를 하면서 읽은 대본흐름이 신선했다. 물론 의외로 반전처럼 여기지 않는 분들도 계시더라.

하지만 한국에서는 다루기 쉽지 않은 일부 지엽적인 요소를 갖고 있으면서도, 전반적으로 윤서하와는 또 다른 다양한 감정조합이 주는 독특함이 있어 참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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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 감정에 있어서도 신선한 접근이 돋보인다.

▲기존까지 다양한 연기를 해왔다는 것을 스스로 체감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억제하는 톤이 많았다고 생각해왔다. 그에 따라 시원하고 현실적인 감정들을 털어놓는 윤서하의 변화폭이 신선했다고 생각한다.

평소처럼 대본 결을 그대로 따라가되, 이해가 안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작가님, 감독님과 함께 의논해 결을 맞춰나갔다.

-다소 냉담한 감정질감과 함께, 이면에서 불륜증거를 모으거나 담당교수 대필을 하는 윤서하, 그를 바라보는 정서는 어떤가?

▲윤서하 캐릭터는 스스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싫어하는 '마른 가지' 같은 인물이다. 욕망과 함께 결핍을 오래 겪으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책이나 겁이 생겼으리라 생각한다.

그러한 정서를 기본으로 남편의 사망이나 이복동생의 상속주장 등 이상한 상황들로 심적여유가 없었던 윤서하에게는 의지할만한 인물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선산의 소유문제가 어렸을 적부터 지닌 가족의 결핍으로 생긴 자기중심적 생각과 맞물리면서 정서적으로도 많이 격화됐을 것이다. 그러한 모습들을 스산하면서도 냉담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실제 제가 그럴 듯한 의심이 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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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하의 시선에서 감정이 격화되는 지점은?

▲전반부의 남편(박성훈 분)과 다투는 모습과 후반부 윤명희(차미경 분)에게 화풀이하는 장면, 이 두 가지가 가장 크다. 개인적으로 감정이 격해보이는 장면은 옷장 화풀이 신이다.

까놓고 보면 죽은 남편의 옷을 다시 옷장에 거는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 장면을 통해 윤서하의 억눌렀던 감정들이 폭발하는 동시에, 기존의 스토리들을 이해할만한 시작점이 된다.

-남편으로 특별출연한 박성훈과 트롤리 인연의 박희순, 지옥·정이를 함께한 류경수 등 동료들과의 케미는 어땠나?

▲우선 박성훈 배우와는 차 안에서 이뤄지는 다툼신들을 비롯한 일련의 장면을 충분히 논의하고 접근했다. 정말 잘 리드해줘서 그대로 따라서 감정을 맞출 수 있었다.

박희순 오빠는 트롤리때와는 다른 장르호흡이라 괜찮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트롤리 막바지때 촬영한 형사 성준(박희순 분)이 학교에 찾아온 장면만큼은 볼 때마다 눈물이 나서 NG를 많이 냈다(웃음)

류경수 배우와는 지옥, 정이 등 작품은 함께 했지만, 실질적인 현장호흡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어렵고 부담스러울 수 있는 영호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거침없이 표현해내는 모습을 보고 정말 놀라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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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회차 김영호(류경수 분)와의 가마탈출신은 가족애정과 인간적 측은지심이 뒤섞인 모습이다. 어떠한 감정으로 접근했나?

▲그 장면은 솔직히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나를 죽이려고 쫓아왔던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 먼저 살고 도망가는 게 일반적일텐데, 그와는 조금은 다른 선택을 찰나에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우선은 윤명희(차미경 분)가 가마를 처음 파냈을 때 제가 먼저 헐레벌떡 나오는 모습과 함께, 김영호를 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가족적인 정서보다는 인간적인 측은지심으로 사람을 우선 구해놓고 보자는 순간적인 행동으로 비쳐질 것을 염두에 두고 접근했다. 무덤 이장신에서의 대사처럼 가족으로서의 생각은 크게 대두되지는 않았다.

-지옥·정이 등 CG가 필요했던 전작과는 다른 현장체감은 어땠나?

▲원래 하던 스타일의 현장이었기에 딱히 생각은 안해본 것 같다. 각각의 장단점은 있다. CG연기는 상대가 없이 연기하는 불편감이, 그렇지 않은 작품에는 감정표현의 어려움이 있다.

처음에는 피로도만 신경쓰면 되는 액션이 조금 즐거웠지만, 지금은 또 다른 느낌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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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산의 주제가 가족이었다면, 정이 또한 모성애 중심의 이야기다. 이러한 필모그래피 릴레이 이유가 연상호 감독의 캐스팅인가? 본인의 선택인가?

▲감독님이 먼저 선택해주셔서 작품을 알게 되고, 그를 통해 전반적인 분위기나 매력들을 알게 된 것이 크다.

-김현주가 생각하는 가족관?

▲현재 우리 사회는 가족에 대한 책임을 강요하는 게 아닐까 싶다. 당장 집안에서 장녀인 저도 잘해드리면서 못한 듯한 느낌이, 부모세대는 또 자식에 대한 미안함을 늘 표출한다.

그 지점이 오히려 가족간의 사랑에 있어서는 불편한 굴레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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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 '지옥2' 소회?

▲2편 배우가 거의 대부분 바뀌었지만, 저는 전작에 이어 다시 한 번 함께 호흡하는 것이라 큰 부담은 없다.

후속이라는 부담을 딛고 일어난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멋진 매력을 선보일 것이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