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이 지난해 약 8조3500억원의 자기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절반 이상인 4조7600억원을 소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지주와 현대차가 가장 많은 자사주를 소각한 것으로 집계된다.
2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 금액은 전년 대비 2조3439억원(39.0%) 늘어난 8조3519억원, 소각 금액은 1조1886억원(33.3%) 불어난 4조7626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사주 취득은 기업이 자기 회사 주식을 회삿돈으로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여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를 낸다. 사들인 자사주를 없애는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의 수를 줄여 직접적으로 주식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최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금융당국이 적극 장려하는 정책이다.
지난해 자사주를 취득한 상장사 수는 382곳으로 전년(436곳)보다 54곳 줄었다. 소각한 상장사는 95곳으로 전년(29곳) 대비 43.9%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셀트리온이 지난해 8860억원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그 뒤를 △메리츠금융지주(6706억원) △KB금융지주(5717억원) △기아(5000억원) △신한금융지주 (4859억원) 등이 이었다. 지난해 3000억원 이상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상장사 수는 10곳으로 전년 대비 5배 늘었다.
현대차는 가장 많은 자사주를 처분했다. 3154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했고,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2862억원을 퍼분했다. △SK이노베이션(5441억원) △네이버(4230억원) △신한금융지주(3859억원) △기아(385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자사주 소각 규모가 가장 컸던 기업은 신한지주다. 총 3859억원을 소각했다. △현대차(3154억원) △네이버(3053억원) △KT&G(3026억원) △메리츠금융지주(3001억원) 등이 소각 규모 상위를 차지했다.
자기주식 소각 규모 상위 20개 상장사 중 금융지주사가 5곳(신한지주·메리츠금융지주·KB금융·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이나 이름을 올렸다. 금융사를 중심으로 제고 노력이 돋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