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이달 말 시작하는 전세대출 갈아타기(대환) 서비스에서 낮은 금리를 무기로 시중은행과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그동안 시중은행 전유물로 여겨졌던 주택담보·전세자금 대출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존재감이 커질 기회다.
2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전세자금 대출 평균 금리는 4대 시중은행에 비해 최대 0.8%p 낮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은행 전세자금대출 평균 금리가 4.28%~4.61%였던 반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3사는 3.81~3.99%로 간격을 유지 중이다.
이달 31일부터 온라인 대환대출 인프라에 전세자금이 포함되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관측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NH농협은행을 포함한 5대 시중은행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21조원 규모였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특히 전세자금대출은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간 금리 격차가 크다”면서 “대환 서비스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준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택담보·전세자금 대출을 둘러싼 업황은 인터넷전문은행에 유리하게 전개 중이다. 플랫폼 이용자가 많고 금리가 낮은 것은 물론, 금융당국이 올해 '스트레스 DSR' 도입을 공언하며 초반부터 낮은 금리를 찾아 갈아타기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부터 은행권 주담대 상품부터 스트레스 DSR 제도를 적용하고, 전세대출도 차차 DSR 산정에 포함할 방침이다. 차주 입장에서는 대출 갈아타며 한도가 줄어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환을 서둘러야 한다. 전세자금에 앞서 이달 초 대환을 시작한 주담대는 10일 동안 5대 은행에서만 1조6000억원 규모 자금이 대환을 신청하는 등 초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급격한 성장에 따른 견제 가능성도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영업에 몰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에 보다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30% 이상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를 유지해야 하는 등 이미 제약을 받고 있다”면서 “전세자금을 포함한 주담대로 파이를 키워야 성장과 공적 기능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