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수원 영통에 지상 49층, 지하 5층 규모 시니어 레지던스 건설을 추진한다. 롯데마트 영통점 부지를 개발해 자산 가치를 제고하고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새 먹거리 사업으로 시니어 레지던스를 점찍은 롯데호텔앤리조트와 협업 가능성도 점쳐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최근 롯데마트 영통점 부지 개발과 관련한 수원시 건축 심의를 통과했다. 영통점 부지에 연 면적 9만9899㎡, 지상 49층·지하 5층 규모의 대형 시니어 레지던스를 신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롯데마트 영통점 부지는 과거 그랜드백화점 건물로 지난 2012년 롯데쇼핑이 인수한 바 있다.
수원시는 지난해 12월 두 차례 건축위원회를 열고 부지 개발 건을 통과시켰다. 롯데쇼핑은 △입주민 거주 환경 개선을 위한 공동체 공간 확보 △용적률 인센티브 완화에 대한 공공성 확보 방안 등을 재검토하라는 위원회 의견을 수용해 조건부 의결을 받아냈다. 사업 계획에 대한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착공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같은 행보는 자산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다. 시니어 레지던스는 상업시설·의료시스템·취미시설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형 주거 시설이다.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부동산 시장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롯데마트 영통점은 지하철 수인·분당선 영통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 입지도 우수하다. 맞은편에 홈플러스 영통점이 자리하고 있어 그간 유동 인구에 비해 실적이 부진한 점포로 분류돼왔다. 비효율 할인점포를 시니어 레지던스로 전환해 부동산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홈플러스 영통점 부지 또한 지난 2022년 지상 43층 규모 주상복합 오피스텔 건축 심의에 돌입한 바 있다. 다만 할인점을 운영 중인 홈플러스 계약 기간이 오는 2028년까지로 예정돼 있어 착공 시점은 미정인 상태다.
개발 이후에는 롯데호텔앤리조트에 위탁 운영을 맡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4월 프리미엄 레지던스 브랜드 'VL'을 론칭하고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전문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롯데쇼핑의 해당 사업 계획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아직 참여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롯데쇼핑은 자가 부지에 오피스텔·레지던스 등 비유통 시설을 직접 개발한 전례가 없다. 건축 인허가 절차를 밟은 이후 부지를 매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최근 몇 년간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자산 유동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롯데마트가 보유한 할인점과 슈퍼, 나대지 등 부동산 10곳의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여러가지 사업모델에 대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현재 영통점 폐점 및 매각 관련해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
민경하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