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회 등 각종 모임이 이어지는 연초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숙취'. 숙취를 다스리는 방법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은 음식을 통한 해장이다.
지난해 롯데멤버스가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주로 먹는 해장 음식은 국물류로 나타났다. 1위는 '콩나물국, 북엇국 등 해장국류(23.7%)', 2위는 '라면, 짬뽕 등 빨간 국물류(22.6%)', 3위는 '쌀국수, 칼국수 등 맑은 국물류(9.3%)'가 차지했으며, '파스타, 피자 등 기름진 음식류(9.2%)',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류(7.7%)'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저마다의 취향에 맞는 음식으로 쓰린 속을 달래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간편한 '해장템'으로 쏠리고 있다. 다만 국물류가 대표적인 해장 음식으로 꼽히지만, 숙취를 이겨내고 해장국을 끓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조리와 휴대가 쉬운 가정간편식(HMR)이 필수품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바로 먹을 수 있어 조리가 간편하고, 평소 요리할 시간이 부족한 1인 가구 또는 맞벌이 가구에게 더욱 인기다. 이와 함께 파스타 같은 기름진 제품까지 해장템으로 떠오르면서 종류가 다양해졌다. 그 중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식품업체가 추천한 제품 몇 가지를 살펴본다.
오뚜기 '황태콩나물해장국밥'은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는 황태, 콩나물 등을 활용한 컵밥으로, 개운하고 칼칼한 황태국물과 아삭한 콩나물이 조화를 이룬다. 컵밥 형태의 짬뽕밥도 눈길을 끈다. 오뚜기 '진짬뽕밥'은 인기 제품인 '진짬뽕'에 말아먹는 짬뽕밥을 컵밥으로 구현한 제품으로, 칼칼하고 진한 국물에 특유의 불향이 어우러진다.
오뚜기가 새로 출시한 '얼큰순후추돼지국밥'은 얼큰한 국물과 알싸한 순후추가 조화를 이루는 제품이다. 돈골농축액이 함유된 진한 국물과 돼지고기, 오소리감투 등 풍부한 건더기로 국밥 전문점 수준의 맛과 품질을 구현했다. 오뚜기는 기존 제품의 틀을 깨거나 변주를 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오뚜기 순후추'를 활용한 컵밥 신제품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엄선한 국물요리 비비고 양지육개장과 순살감자탕을 해장템으로 추천했다. 이 제품은 엄선한 식재료와 감칠맛 비법 등으로 저명한 CJ 클럽 나인브릿지 김병필 총괄셰프의 자문을 토대로 개발됐다. 30년 경력 대한민국 조리기능장인의 깐깐한 고집과 철학을 담아, 진한 사골육수와 소고기육수로 깊은 국물 맛을 내고 고기 부위별 최적의 공법을 적용해 육즙을 살렸다. 외식 전문점에서 갓 끓여낸 국물의 신선한 풍미와 건더기의 식감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맛 품질을 고급화했다.
'비비고 양지육개장'은 부드럽게 익혀낸 양지살을 고기 결 따라 찢어 가득 담고, 토란대, 대파, 느타리버섯 등 야채를 넣어 풍성한 식감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직접 볶아 칼칼하고 고소한 양념에 사골육수를 더해 풍미 깊은 국물 맛을 낸다. '비비고 순살감자탕'은 먹기 좋은 순살에 부드러운 양구 시래기, 국내산 감자를 듬뿍 넣었다. 돼지뼈와 대파, 통마늘, 후추 등을 우려낸 육수에 비법 양념과 들깨가루를 더해 진한 국물 맛을 구현했다.
과음한 다음날, 쉽고 빠르게 조리 가능한 면요리를 찾는 이들을 위한 해장템도 있다. 오뚜기는 얼큰하고 자극적인 국물 대신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을 내세운 라면을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18년 오뚜기가 국내 라면업계 최초로 선보인 '쇠고기미역국라면'은 연중 내내 인기가 높은 미역국을 라면에 접목시킨 제품이다. 이듬해 내놓은 오뚜기 '북엇국라면'은 북어에서 우러나오는 고소한 풍미를 담은 국물 맛을 자랑한다.
CJ제일제당의 '고메 중화짬뽕'은 영하 35도 이하에서 급속냉동해 갓 뽑아낸 듯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면발을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이 해장에 제격이다. 쫄깃한 오징어, 청경채, 표고버섯 등 각종 해물과 채소를 풍성하게 넣어 깊은 풍미와 불맛향이 일품이다.
파스타 같이 기름진 면음식도 해장 메뉴로 꼽힌다. 최근 풀무원식품은 이탈리아 파스타 브랜드 '바릴라'와 공동 개발한 서브 브랜드 '아티장'의 파스타 및 소스를 선보였다. 아티장 레디 파스타면은 최상급 듀럼밀을 사용했으며, 최적의 '알 덴테' 식감을 구현했다. 면을 따로 삶을 필요 없이 소스와 함께 1분 30초만 조리하면 돼 간편하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