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볼 때 커피 한 잔을 들고 가는 사람들. 이 모습을 본 한국후지필름 관계자가 낸 아이디어가 있다. '영화 볼 때 커피 뿐만 아니라 사진 한 컷도 찍고 가면 어떨까?' 한국후지필름 셀프 사진관 '필름한잔'이 탄생한 배경이다.
한국후지필름은 지난해 4월 롯데시네마 수원점에 아날로그 감성 셀프 사진관 '필름한잔' 1호점을 열었다. 현재 필름한잔은 총 5호점까지 있다. 필름한잔은 대부분 롯데시네마 가는 길목에 놓여있다. 기자가 지난해 8월 문을 연 필름한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 다녀왔다.
필름한잔 속 '필름'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아날로그 필름 감성을 녹인 무인 셀프 사진관이라는 뜻과 영화제작과 사진촬영 모두 필름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셀프 사진관과 영화관을 연결시켜 사진관을 운영하는 이유도 있다. 최근 셀프 사진관 열풍이 불며 다양한 셀프 사진관 업체가 등장했다. 한국후지필름 관계자는 “한국후지필름만의 색을 살리고자 영화관 가는 길에 필름한잔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MZ세대가 좋아할 아이템이 모여있는 곳
필름한잔 사진관에 들어서자, 입구 가림막이 초록색, 흰색, 회색, 용 무늬 네 가지로 꾸며져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초록색이 필름한잔의 시그니처 색상으로, 고객이 잠시 필름한잔에서 사진 찍으며 힐링할 수 있게 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외에도 보편적으로 사진 배경으로 쓰기 좋은 색상과 2024년이 용의 해인 점을 고려해 특색있는 배경을 담았다.
한국후지필름 관계자는 “과거에는 내가 특정 일을 기억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었지만, 지금은 친구랑 놀거나 데이트하며 들르는 코스가 됐다”며 “놀 때 자주 방문하는만큼 새로움을 선사하기 위해 계절, 이벤트 등을 고려해 다양한 컨셉으로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을 찍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머리띠, 말풍선 팻말 등도 다채롭게 놓여있다.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한 MBTI(성격유형검사)가 쓰여있는 머리띠와 '젤 귀여운 얘', '오늘은 내 생일' 등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할 수 있는 말풍선 팻말이 진열돼있다. 사진을 인화했을 때 글자가 바뀌어 보이지 않게 디자인한 점도 눈에 띄었다.
사진 촬영 부스에 들어가면 정사각형 네 컷, 큰 사진 세 컷 등 원하는 사진 구조를 선택해 촬영할 수 있다. 8장 촬영 이후 원하는 사진 3~4장을 자유롭게 배치하면 사진 촬영이 완료된다.
◇필름한잔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사진 프레임
셀프사진관의 묘미는 인화된 사진 속 나를 화려하게 감싸줄 프레임이다. 필름한잔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사진 프레임도 있다. 현재 롯데시네마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반영한 프레임이나 특정 캐릭터와 협업해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한국후지필름은 스튜디오드래곤 자체 캐릭터 '디어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디어로는 K드라마를 사랑하는 스튜디오드래곤 공식 캐릭터로, 직접 드라마에 출연하는 등 신인배우의 꿈을 갖고 있다. 좋아하는 드라마의 주인공을 코스프레하는 것을 좋아한다.
필름한잔에서 디어로 오리지널 캐릭터 프레임으로 촬영이 가능하다. 한국후지필름은 향후에도 새로운 스튜디오드래곤의 드라마를 모티브로 한 디어로 캐릭터 프레임을 제공할 예정이다. 디어로 프레임 이외에도 디어로 인형 등 관련 소품을 활용해 촬영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의 새로운 유니폼을 입은 디어로 캐릭터 프레임도 진행했다.
◇한국후지필름이 넓혀가는 사진 생태계
한국후지필름은 MZ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보고 MZ세대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즉석카메라 인스탁스 이외에도 셀프사진관을 비롯 굿즈, 포토카드, 사진인화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한국후지필름은 필름한잔 이외에도 PHOTO라는 한국후지필름 사진관을 약 100여 곳에서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 입점해 운영 중이다. 이 곳에서는 사진촬영, 디지털 사진인화 서비스, 인스탁스를 비롯한 포토앨범 등을 판매한다. 프리미엄 멀티 포토 스튜디오인 '더셀피룸'도 있다. 한국후지필름의 사진촬영 기술을 활용한 사진관을 운영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셀프사진관 운영 외에 무인 사진 키오스크 수출 확대에도 나서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후지필름은 일본, 태국, 캐나다, 독일 등 세계 여러 국가에 수출을 하고 있다. 한국후지필름 관계자는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무인 사진 키오스크 수요가 늘고 있다”며 “무인 사진 키오스크 사업을 계속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